"기후위기는 인류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는 이 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모두가 같은 책임을 지고 같은 피해를 겪는 문제가 아니다. 과학칼럼니스트이자 『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의 저자인 박재용 작가는 기후위기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평등에 대해 설명한다.
박재용 작가는 기후위기에서 나타나는 불평등을 책임의 불평등, 피해의 불평등, 회복의 불평등이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한다. 먼저 책임의 불평등이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피해자는 같지 않다. 산업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며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한 주체는 선진국과 대기업, 그리고 고소득층이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도 기후위기의 피해를 함께 떠안고 있다.
두 번째는 피해의 불평등이다. 2022년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 침수 참사는 기후재난이 사회적 약자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안기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폭염 역시 마찬가지다. 냉방시설을 갖춘 주택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해야 하는 야외 노동자가 겪는 위험은 결코 같지 않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은 자금력과 보험, 다변화된 공급망을 바탕으로 피해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소규모 농가, 자영업자는 단 한 번의 홍수나 폭염만으로도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마지막은 회복의 불평등이다. 재난 이후 복구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있다면 비교적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 완충 장치가 부족하면 피해는 장기화되고 회복도 어려워진다. 기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대기업은 ESG 투자와 기술혁신, 정책 변화에 대응할 인력과 자본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동일한 규제를 따라야 하는 동시에 투자 여력까지 부족해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국제 기후재원을 약속해 왔다. 그러나 실제 지원 규모와 이행 속도를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책임, 피해, 회복이라는 세 가지 축을 함께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된 구조가 드러난다. 책임이 적을수록 피해는 커지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자원은 더욱 부족하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구조가 만들어낸 현실이다.
기후위기의 또 다른 얼굴인 '불평등'을 짚어보는 브레인클래스 「폭염, 폭우에도 불평등이 있다」 영상은 유튜브 채널 <브레인셀럽>에서 시청할 수 있다.
글. 박수진 (브레인셀럽PD/brainceleb20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