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 성장하다, 나를 위한 1년의 시간

세상 속에서 성장하다, 나를 위한 1년의 시간

[특별기획] 세상을 바꾸는 인성영재를 만나다 9편- 조민영 양

브레인 47호
2014년 08월 03일 (일)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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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조민영 학생의 스토리는 멘토로서 수차례의 만남과 인터뷰 과정을 거쳐 3월 입학 후 4개월 동안 자신에게 일어났던 변화들을 선정해, 조민영 학생이 직접 리포트 형식으로 생생함을 더하는 방식으로 기술하고 정리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진행했다. 타이틀은 '세상 속에서 성장하다, 나는 위한 1년의 시간'으로 정했다.

#1 내 안의 나를 찾는 시간,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선택하다

3월 4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가 출범하고 벤자민의 첫 1기 학생들이 입학을 하게 됐습니다. 오늘 이 하루는 저의 입학식이자 새로운 인생을 위한 첫 관문이라는 생각에 설레었습니다.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그냥 고등학교 들어가서 공부하면서 중학교랑 비슷하게 보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입학한 후 약 4개월이 흘러 벌써 7월이 됐습니다. 정말 지난 4개월은 그간의 학교 생활보다 얻은 것도, 배운 것도, 성장한 것도 많은 나날이었고, 저에게는 정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 7월 19일 '제1회 안양시 인성영재 페스티벌'에서 1기 학생으로서 발표하던 장면

제 방에는 가끔씩 나방이나 벌레들이 들어옵니다. 그 벌레들이 불빛을 참 좋아해서 형광등 불빛에 있다가 타죽은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되든 그저 불빛을 향해 가는 벌레들을 보고 저는 왠지 모르게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가는지 모르고 그냥 공부만 하며 앞만 보며 달려가는 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벤자민학교를 가야 할지 일반 학교를 가야 할지 선택할 당시의 저는 공부에 대한 회의감과 삶에 대한 의문 속에 고민하며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잘해왔던 공부에 대해 갑자기 ‘왜 공부를 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을 위해 공부를 했나’ 하는 고민도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답을 낼 수 없었고 저에 대해서, 저의 꿈에 대해서 이제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저와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며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나가고 싶었습니다.

벤자민학교는 학생들이 자기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학교를 다니며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 삶에 대한 책임감도 기르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또 그 새로운 첫 관문의 1기로 앞장서서 나간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벤자민학교에 도전했고, 입학하게 됐습니다. 선택한 후에 나타나는 장애까지도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정했습니다.

#2 몸의 중심이 잡히면 마음의 중심도 잡힌다

일상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좋은 때도 있고, 나쁜 때도 있습니다. 항상 상황은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항상 변함없이 일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단무도에서 배웠습니다.

1년간 단무도를 하며 소홀할 때도 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꾸준히 하며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단무도를 하면서 몸에 기운이 쌓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알게 됐고, 생각을 비우고 단전을 잡는 연습을 하며 마음의 힘이 커지면서 나 자신과 생각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항상 저녁 8시에 단무도를 가는데, 단무도를 하면서 하루를 정리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단무도를 하면 머릿속이 정리되고 고요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땀을 내고 운동을 하면서 하루 동안의 부정적인 생각이나 여러 가지 잡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제게 힘이 생기고 믿음이 생기니 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도 둘러보고 챙길 줄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주위에 무관심한 편이었는데 제게 힘이 생기면서 다른 사람을 챙기고 배려하는 힘이 커진 것 같습니다.

단무도 덕을 많이 봐서 저는 요즘 단무도에 푹 빠졌습니다. 매일매일 단무도 도장에 나가서 2시간씩 수련을 하고 열심히 검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단무도에 흥미가 생기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단무도에 대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단무도를 저의 벤자민학교 프로젝트로 정하게 됐습니다. 요즘 발차기, 주먹 지르기를 할 때 저의 안 좋은 습관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타파해버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아주 좋습니다!

#3 멘토와의 만남

지난번 벤자민학교 멘토와의 만남 때 멘토분들께서 재능 나눔을 해주셨는데, 우리에게 오히려 더 배우고 가신다고 말해주셨습니다. 1기 학생으로서 정말 사명감을 갖고 우리가 인성영재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고, 동시에 부담감도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멘토님들께서 저희를 위해 시간을 내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학생들을 위해 많은 분들이 힘써주신다는 사실에 ‘난 참 복을 과하게 받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멘토 분들 앞에서 기공과 검1형 시범을 보였는데, 발에 쥐고 나고 너무 많은 실수를 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계속 사람들 앞에서 시범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연습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세월호의 아픔, 감동의 편입학식

세월호 희생자 중 한 명인 단원고 이재욱 오빠의 편입학식이 열리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희 1기 학생들은 재욱이 오빠가 벤자민학교 28번째 학생으로 편입해서 모두 한마음으로 기뻐했습니다. 재욱이 오빠는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항상 자기 계발을 위해 힘썼으며 홍익을 실천한 인성영재였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알았고, 저희의 마음속에는 항상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태수 군과 같이 대표로 재욱이 오빠의 환영사 발표를 했습니다. 정말 진심을 다해 축하하고 기쁜 마음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계속 참았습니다. 재욱이 오빠가 편입하는 이런 기쁜 날에 축하해야 하는데, 슬퍼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재욱이 오빠 어머님께서 저희를 한 명씩 다 안아주시고, 오빠의 말을 대신 전해주시는데 정말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헤아릴 수도 없는 어머님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희는 오빠가 못 다 이룬 꿈까지 다 이루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저희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를 바꿔나가기 위해 더 애쓰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저는 재욱이 오빠가 바랐을 하루하루를 꼭 의미 있게 보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잊지 않고 가슴속에 묻어두고 꿈을 이루기 위해 가리라고 다짐했습니다. 저희들의 가슴속에 항상 함께하며 1년을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5 나만의 벤자민 프로젝트는?

저희 벤자민학교에는 ‘나만의 벤자민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1년 동안 각자 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프로젝트를 구상, 진행하고 발표회를 열게 됩니다. 저는 두 가지 벤자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단무도와 무용을 결합해 새로운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저는 일단 단무도 실력을 쌓기 위해서 매일 도장에 나가서 2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고, 집에서 검 내려베기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단무도 기공과 검 실력을 늘리기 위해 스트레칭과 근력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번 빠지면 푹 빠지는 성격이어서 아주 재밌게 수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다닐 때 계속하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못한 현대무용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에 다닐 때 무용을 하고 싶었지만 당장 할 것들과 공부에 바빠서 그냥 하고 싶은 마음을 묻어두기만 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었던 무용을 하며 무대를 구상해본다는 게 행복합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직접 가서 등록도 하고, 춤출 때 입을 옷을 구매하는 매 순간이 참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저만의 ‘드림 노트’를 만들어서 <댄싱9>이라는 춤에 관한 프로그램과 춤에 관한 영화를 찾아보고 노래, 동작에 관한 것들을 메모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드림 노트에 단무도와 현대무용 수업 후 배운 것, 느낀 점들을 짧게나마 써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프로젝트는 벤자민학교 언니들과 같이하는 단무도와 풍류도 프로젝트입니다. 단무도를 같이하는 2명의 언니, 풍류도를 같이하는 1명의 언니와  ‘같이 풍류도와 단무도를 섞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프로젝트 진행 초기라 많이 정해진 것은 없고 프로젝트를 상의하기 위해 매주 1번씩 모이고 있습니다. 저희 모두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각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최종 목표는 길거리 공연, 발표회 때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공연할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성실함과 체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새로운 창작을 해보고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면서 크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저희가 앞으로 멋진 무대를 만들어나가리라고 믿습니다.

이제 4개월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제가 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입학 초기에 저희 선생님께서는 ‘생각하면 가슴 뛰는 것’을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진정으로 제가 원하는 일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저를 더 이해하게 됐고, 저와 소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에게 이 1년은 제 삶의 방향을 알려줄 황금 나침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도 지금처럼 저만의 프로젝트를 완성해가며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갈 것입니다.

글. 조민영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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