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요?

친구 같은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요?

* 뇌교육 Q & A

브레인 21호
2010년 12월 08일 (수)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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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엄마만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며 혼내는 경우가 잦아져서 아이도 저를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데요,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또 마음 한편으로는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면 권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A. 건강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문을 보내준 분은 좋은 아빠가 될 준비가 절반은 된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아빠가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가 없이 자란 아들은 폭력적인 성격이 짙어지거나 마마보이가 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는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아버지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또한 아버지들은 자녀의 학업 성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자녀들은 수학과 과학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최근 아버지 역할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어머니의 역할이 주로 정서적 돌봄에 있다면 아버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전 정신, 규율, 책임감, 미래 지향성에 있어서 역할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한결같이 역설하고 있습니다.

아동 양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진화해가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렇지만 환경적으로 아빠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적은 만큼 밀도 높은 표현이 필요하죠.


놀이와 웃음으로 어울리는 친구 같은 아버지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과 즐겁게 신나게 놀아주는 일입니다. 아버지 자신이 어릴 때 놀던 기억을 되살려 아이 수준으로 완전히 내려가서 즐겁고 신나게 놀아줘보세요. 아이에게는 달콤한 유혹인 게임을 같이 하고, TV 코미디 프로도 같이 보며 큰 소리로 웃고, 아이와 씨름도 하고 레슬링도 같이 하면서 웃고 떠들어보세요.

한순간에 아이의 마음이 열릴 것입니다. 핵심은 ‘재미’와 ‘웃음’에 있어요. 아이들은 ‘재미’에 목숨을 겁니다. 재미있는 만화책을 보기 위해, 또는 컴퓨터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면 밥도 안 먹을 수 있고 잠도 안 잘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기존에 즐거웠던 경험을 다시 경험하고자 하는 강력한 속성이 있는데, 즐겁게 놀던 기억과 함께 아버지를 연결시키게 되면 아버지 역시 즐겁고 유쾌한 존재로 기억합니다.

그동안 재미없는 아버지였더라도 몇 번의 놀이를 통해 즐겁고 유쾌한 아버지, 나와 정서적으로 가까운 아버지로 아이의 뇌에 기억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즐겁게 놀면 웃게 되는데, 웃음은 뇌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강력한 힘이 있어요.

웃음은 뇌에서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통증을 즐이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켜 신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대인관계까지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진지한 대화를 통해 존경과 사랑을 받는 아버지

이렇게 함께 놀고 함께 큰 소리로 웃는 일 외에도 ‘아빠와 함께하는 예절 교육’이나 ‘아빠와 추억 만들기’ 또는 ‘좋은 아버지들의 모임’ 등 각종 교육 기관이나 사설 기관들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아이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가끔 간단한 메모 형식의 편지를 아내와 아이에게 써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아내의 노고와 자녀의 고충을 가족의 한 사람인 남편이 그리고 아버지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죠.

그냥 ‘힘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이나 말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실제 자녀 양육과 교육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기본 준비는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아내와 자녀와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세요.

대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존의 선입견은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겠다는 용기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은 가정 내에서 남편으로서나 아버지로서 결코 권위를 떨어뜨리지 않고 존경과 사랑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친구 같은 아버지와 가장으로서 권위 있는 아버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오미경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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