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희생된 자녀대신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건넵니다

세월호에 희생된 자녀대신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건넵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희생자 부모를 위해 카네이션 달기 운동 전개

"예년 같았으면 이 눈부신 화창한 봄날. 어린이날, 어버이날로 집집마다 웃음소리가 가득할 가정의 달인데, 이 무슨 날벼락인지요. 제가 있는 학교 학생분도 이번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었습니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한 학우에게 그 아이들을 잃은 빈자리를 감히 그 무엇으로 메꿀 수 있겠습니까마는. 재학생들이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위로의 편지와 이 치유의 카네이션을 SNS를 통해, 그분 아들을 대신하여 가슴에 달아드리고자 합니다.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학우 이00 씨)"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침몰로 자녀를 잃은 부모를 위로하기 위해 카네이션 전달 운동을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에 자녀를 잃은 부모를 위해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전달하자는 운동이 소리 없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학생들은 학우인 조은혜 씨(가명)가 이번 세월호 사고로 아들을 잃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그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나섰다. 또한, 희생된 자녀들 대신 부모에게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주어 위로의 의미를 전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조은혜 씨가 재학 중인 문화스토리텔링 전공학생들을 중심으로 SNS로 은혜 씨와의 대화방을 만들고 수백 명의 학생이 위로 편지쓰기를 진행하였다. 큰 시름에 빠져있었던 은혜 씨는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덕분에 큰 위로를 얻게 되었다”고 답글을 올렸다. 현재까지도 이 SNS 대화방에는 수백 통의 편지가 쌓이고 있다.

"팽목항에서 조 학우님을 뵈었습니다. 조용한 바다를 향해선 모습이었지만 마음 한 켠이 뻥 뚫리고 한기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막상 사망자 명단을 본 순간 저 어린 생명을 떠나보내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무력감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유가족 대표로 의연하고 침착하게 맡은 일을 하던 학우님 모습…. 터져 나오는 오열을 가슴에 묻으시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시며 오히려 위로해 주시던 모습…. 너무나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이제 정말 바꾸겠습니다. 내 아이, 내 가족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모두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서 다시는 이런 참담한 역사가 재현되지 않도록 나 자신부터 바꾸겠습니다. (학우 구00 씨)"

▲ 학생들이 카톡으로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모습

또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재학생들은 이번 사건이 조은혜 씨만의 아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라는 점을 공감하며 사이버상에 세월호 참사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카네이션 달기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000명이 넘는 인원이 카네이션 달기에 동참해 큰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문화스토리텔링전공의 공수창 교수는 “이번 세월호 사건은 온 국민이 잊기 어려운 상처이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 조금씩이라도 힘이라도 모으기 위해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밝히며 학교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모금 운동을 전개하는 등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글. 조해리 기자 hsaver@naver.com l 사진제공. 글로벌사이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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