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성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 발생건수는 2008년 1만 5,000건에서 2012년 2만 2,000건으로 43%가 증가했다. 2013년에도 11월까지 전년대비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아동 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건수는 2008년 777건에서 2011년 1,666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뒤 2012년에도 1,631건이나 발생했다. 신고가 많아진 것이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성범죄가 근절되지 안는다는 점이다.
작년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충격이 더 하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성범죄 직업군 1위는 충격스럽게도 종교인이 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가 의사 354명, 예술인이 198명이었다. 도덕성이 높아야 하는 종교인, 학식이 높은 의사에게도 성범죄는 피해갈 수 없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성폭력 근절정책의 주요 핵심은 성범죄가 처벌을 강화하고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확대 운영하는 것이다. 예방 차원에서도 청소년 성교육과 성인을 위한 직장인 성폭력 방지 교육 등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의 성교육은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생물학적인 내용, 질병에 관한 것, 성충동이 일어날 때 운동을 통해 성에너지를 전환하라는 것 등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성인음란물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 왜곡된 성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3 청소년매체이용 실채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성인용 콘텐트나 음란물에 접한 청소년 비율은 16.1%로 2011년 4.5%보다 크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많은 청소년들은 학교에서의 교과서적인 성교육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직장인 성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희롱, 성폭력 예방 차원에서의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만, 관심을 별로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성범죄를 이대로 두고 볼 수만도 없다. 성범죄는 근절되어야 한다. 성범죄는 결국 범죄자의 인성 문제라 할 수 있다. 바른 인성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배려하고 존중한다면 폭력적인 성을 행할 수 없다. 인성교육 차원에서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생물학적인 성, 피임하는 방법, 성폭력으로 부터 대처하는 방법 등 모두 성지식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다른 성, 인격체로서 사랑하는 사람의 관계 등 인성 차원에서의 성교육이 더 중요하다.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아이가 태어난다. 즉, 성관계를 통해서 인간이 태어난다. 두 남녀가 관계를 가지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아는 자라난다. 예로부터 태교는 아이의 성품에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태아때부터 인성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부모는 알게 모르게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교육은 인성교육의 차원에서 봐야한다. 그러므로 이는 가정과 학교에서 실시해야한다.
성폭력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등 4대악은 결국 인성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올바른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어른으로 성장을 한다면 4대악은 뿌리를 뽑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