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국형 사회정서학습]
➊ 마음건강 향상을 위한 한국형 해법을 찾다
➋ 학업성취도 1등, 행복지수 꼴등인 나라의 교육위기 (클릭)
➌ 사회정서학습의 ‘한국형’ 모델을 찾아서 (클릭)
❹ 마음건강은 두뇌훈련 전문가와 함께 (클릭)
“한국 학생들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 -프랑스 《르몽드》
“한국 교육의 높은 성과를 인정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창의성 결여를 우려한다” -영국 BBC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주관하는 국제 시험인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평가지표를 보면, 한국은 청소년들의 행복감을 표시하는 수평축에서 행복감이 낮은 가장 왼쪽에 위치한다.
반면, 학업평가 지표인 수직축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다. 행복감과 학업 성과가 극과 극인 셈이다. PISA는 각국의 교육 시스템 개선에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분야의 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3년 주기로 평가한다. 2022년에는 81개국에서 69만 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했고, 한국은 수학과 읽기, 과학 분야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교육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서의 평가가 각각 다르다. 개발도상국들이 보기에 한국은 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1백 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선진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국가인 만큼 발전모델 0순위이며, 그 핵심 원동력으로 한국의 특별한 교육열을 꼽는다.
한국은 ‘30-50클럽’에 속하는 국가이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고,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인 국가를 의미한다. 현재 이 클럽에 속한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총 7개국이다. 경제 규모와 소득 수준을 모두 고려하는 30-50클럽 가입은 선진국을 상징하는 지표로 인식된다.
이처럼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의 학생들은 PISA와 같은 국제 평가에서 수학, 읽기, 과학 영역에서 꾸준히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강점으로 꼽힌다. 높은 대학 진학률과 낮은 문맹률 또한 해외에서 성공적인 교육 시스템의 예로 언급된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가 최근에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어린 나이부터 치열한 경쟁을 조장하며, 이는 학생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을 짚는다.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키우기보다는 암기와 시험 점수에 초점을 맞춘 교육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학생들의 불행 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를 안게 되었다.
교육부에 정신건강을 담당하는 새 부서 신설
<OECD 2030 미래교육혁신모델> 보고서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은 기존 교육 방식의 일대 변화를 요구한다. 학생의 주체성, 자기 주도성은 교사의 지식 중심 전달 방식으로는 발현되기 어렵다. 학습자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을 통한 학습과정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창의성 발달의 근본 기제는 주어지는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문제를 찾아 답을 구하는 것이다.
▲ [OECD 2030 미래교육혁신모델] 보고서
우리나라 교육계도 미래 교육의 시대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학업성취도를 달성하는 한편, 청소년 자살률도 세계 1위라는 심각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최근 ‘사회정서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2024년에 사회정서성장지원과를 신설했다. 교육부는 부서를 신설한 이유를 ‘학교폭력, 교권 침해, 학교 구성원의 정신건강 등 학교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적 현안에 효율적·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 교육부는 ‘한국형 사회정서학습(SEL, Social-Emotional Learning)’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사회정서학습은 학생들이 학업뿐 아니라 감정 관리, 타인과의 관계 형성, 책임 있는 의사결정, 사회적 문제해결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특히, 미래 사회의 필수 역량으로 꼽히는 사회적 기술과 정서적 지능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시행하면서 서구의 모델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학교와 학생의 상황에 맞지 않으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지난 사례를 예로 들면, 교육부가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했지만, 서구형 인성교육이 우리에게는 적합하지 않음을 이미 교육 현장에서 확인한 바 있다. 사회정서학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진짜 한국형 모델이 필요하다.
글_《브레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