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꿈을 선택하는 홍익인재

언제나 꿈을 선택하는 홍익인재

78세 최고령의 나이로 졸업한 심윤식 씨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졸업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심윤식 씨

지난 3월 1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유난히 희끗희끗한 머리에 환하게 웃으며 졸업사진을 찍는 분이 있었다. 바로 다름 아닌 심윤식 씨, 그는 78세 최고령의 나이로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문화스토리텔링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홍익인재상까지 수상했다. 그녀의 졸업은 많은 분들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든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어린 시절 춘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집안 사정상 대학 입학의 꿈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결혼하고 자식들은 다 대학을 보냈지만 가슴속에는 늘 대학의 꿈이 있었다. 그런데  글로벌사이버대학교를 설립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입학을 하자 딸과 손녀딸도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 함께 진학했다.

몇 십년간 가정주부로만 살다가 대학에 들어가니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재미있었다.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과제를 작성하면서 생활의 활력과 생기를 느꼈다. 입학할 때 변성광 교수님(문화스토리텔링과)은 그녀에게 4년이 지나면 혼자서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때는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과연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52과목을 이수했더라구요. 그 중에 <한국사의 이해>를 배웠는데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거에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60년 전 일제 강점기 때 배웠던 역사와 비교해보았어요. 그때는 단군이나 고조선 역사를 철저히 무시했고 그야말로 일본의 반도사관을 배웠었죠. 그래서 내가 옛날에 배운 것과 비교해서 느낌이 가는 대로 수필식으로 써보았습니다.”

중간에 힘들어서 학업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남편이 몸이 안 좋아서 간병인 노릇을 해야하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힘들 때마다 ‘선택하면 이루어진다’ 는 말을 떠올리면서 계속 악착같이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오늘 이렇게 졸업식장에 당당히 서게 되었다. 이날 사랑하는 남편도 휠체어를 타고 아내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안고 찾아왔다.

사어버대학교 강의를 듣기 전에 그녀는 자녀들과 소통할 때 거리감을 많이 느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려면 너무 말이 장황하다며 아이들이 귀담아 듣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수업 중간에 처음 듣는 용어는 적어 두었다가 인터넷 검색도 해보면서 차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익혀나갔다.

“과목을 들으면서 이럴 때는 이런 말을 쓰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겠구나. 그런 것을 많이 익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이들하고 소통하는 속도가 빨라졌어요. 어떤 때는 내가 아이들보다 더 앞서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 내가 선택하길 잘했구나.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데 정말 그렇구나. 4년 동안 해보니까 길이 열린다는 걸 알았어요. 이런 내가 너무나 대견합니다.

졸업식 날, 그녀는 홍익인재상을 수상했다. 홍익인재는 학업에 대한 열정과 홍익을 실천하는 자세로 타의 모범이 된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 국내 최고령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심윤식 씨가 홍익인재상을 수상했다.
 

“나이든 사람을 받아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이런 귀한 상까지 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게 진짜 ‘복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질적인 게 다가 아니고, 믿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나이든 사람을 대우해주는 이런 문화가 진짜 정신적인 ‘복지 문화’ 아닐까요.”

앞으로 그녀는 계속해서 공부할 꿈을 갖고 있다. 대학원도 가고 싶고, 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도 딸 생각이다. 78세의 나이는 그녀에게 단지 숫자에 불과한 듯하다.

“나이가 들면 꿈이 없어진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아무것도 할 게 없어지고 몸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내가 뭔가 하겠다고 선택하면 부지런해지고 몸이 다시 건강해져요. 그 맛에 자꾸 선택하게 됩니다.”

78세의 만학도 심윤식 씨, 그녀는 여전히 꿈꾸는 소녀였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hanmail.net | 사진. 임선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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