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규제 2배 강화, 소음이 뇌에 미치는 영향

층간 소음 규제 2배 강화, 소음이 뇌에 미치는 영향

[오늘의 두뇌상식 - 77] 아파트 층간소음, 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파트나 다세대 주책 층간 소음 규제 2배 강화

내년 1월부터는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층간소음 규제가 2배 강화된다.

다세대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 피해 인정기준이 지금보다 10~15dB 낮춰진다. 2005년 ‘층간 소음 산정기준’ 이후 8년 만에 개정하는 것이다.

어른이 발뒤꿈치로 바닥을 강하게 디디면서 걸을 때 나는 소음은 보통 40dB정도다. 현재 발걸음 소리가 소음피해로 인정받으려면 5분 평균기준 낮 55dB 이상, 밤에는 45dB 이상이어야 한다. 내년부터는 1분 평균기준 낮 40dB, 밤 35dB 이상이면 소음으로 인정, 소음 발생자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 최대 소음기준도 새로 도입했다.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발걸음 소리가 55dB 이상이면 층간 소음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파트 시공사 책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에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는 바닥 두께 21cm 이상, 소리 차단 성능 실험 의무화 둘 중 하나만 지키면 된다. 앞으로는 아파트를 지을 때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지켜야 한다.

이렇게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층간소음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는 층간소음 민원이 늘어나고 관련사건·사고가 잦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9월, 부산에서는 40대 남성이 층간 소음문제로 사이좋지 않았던 위층 이웃 주민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월에는 6년간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다퉈온 이웃끼리 집단난투극을 벌여 2명이 다치고 8명이 입건되는 사건이 창원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계속된 소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이유

사람이 귀에서 받아들이는 모든 소리는 뇌로 전달된다. 감정을 담당하는 뇌가 특정 소리는 다시 정보를 받아들여 몸에 ‘불쾌하다’고 표현한다. 이런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소음’이다. 

층간소음과 스트레스는 떼려도 뗄 수 없는 관계다. 발걸음 소리나 뛰는 소리나 전동기기 소리가 새벽까지 계속되면 잠을 푹 자기도 어렵다. 그래서 소음에 계속 노출된 사람은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스와 수면부족은 사람의 성격을 예민하게 만들어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분노하는 일이 잦아지고 짜증도 늘게 된다.

성격뿐 아니다. 층간소음은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심한 경우 뇌 구조도 바꿀 수 있다.

스웨덴 캐롤린스카 연구소는 도로교통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3,66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교통 소음이 50dB 넘는 곳에서 20년 이상 산 사람들은 아닌 사람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40% 높아졌다.

층간소음에 꾸준히 시달리는 사람도 스트레스 신경작용이 활발해진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 아드레날린 등이 분비되고 혈압 상승, 혈관 수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심혈관계나 뇌혈관 등에 악영향이 온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도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신체 면역체계를 흐트러뜨린다. 면역력을 약하게 만든다. 신체 면역체계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여름에도 감기 걸리고 매번 남들보다 오래가고 독한 감기로 고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뇌 구조도 변화시킬 수 있다. 올해 8월 예일대학에서는 심각한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은 뇌가 축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집중력이나 기억력 저하, 무기력증 등의 증상에 시달린다. 이런 증상은 전두엽피질이 축소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층간소음은 밤잠도 설치게 한다. 수면부족 상태가 만성화되면 비만 호르몬이 활발해져 살이 찌게 되고 뼈도 약해진다. 올해 9월 미국에서는 만성 수면부족이 뼈와 골수 기능을 안 좋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뼈가 약해지면 일상생활에서 겪는 미세손상 회복 불량, 골다공증 진행 등 여러 가지 심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루에 7~8시간 잠을 자지 않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 줄고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늘어나 배고픈 느낌이 25% 증가한다. 그래서 칼로리 섭취가 늘어나면서 살이 찐다. 하루 평균 6시간 이하로 자면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에 걸리기도 쉬워진다. 잠이 부족하면 혈압, 부신피질호르몬인 코티솔, 안정 상태의 심박수(resting heart rate), 염증표지가 상승하는데 모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속한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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