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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걸으면 수명이 2년에서 7년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하지만 김양은 10월 23일, 남산에 오르면서 며칠 걸을 분량을 한 번에 다 걸었다. 그래서 내려갈 때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 남산 정상에서 봉수대 앞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케이블카를 타러 가는 곳이 보인다.
남산을 왔으면 N서울타워에는 안 올라가도 케이블카는 타줘야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카는 봉수대 앞쪽을 지나쳐 조금만 내려가면 타고 내리는 곳이 있다. 중학생부터 왕복 8,000원, 편도는 6,000원이다. 48개월에서 초등학생까지는 왕복 5,000원 편도 3,500원을 내면 된다.

▲ (좌) 커피 자판기같이 생긴 케이블카 티켓 발매기의 모습 (우) 운행 중인 케이블카의 모습

▲ 내려가는 케이블 카 안에서 바라 본 N서울타워의 모습. N서울타워 옆에는 달이 벌써 하얗게 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케이블카를 타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긴, 남산이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다. 그래도 케이블에서 남산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케이블카 안에서는 뛰거나 발을 구르면 위험하다.
케이블카를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돈까스(행정순화어로는 돼지고기너비튀김)를 파는 동네가 나온다. 남산에는 프러포즈를 해도 좋을 만큼 분위기 있는 음식점이 많지만 유독 돈까스가 유명하다. 그 중 선택한 곳은 TV에 몇 번 나왔다는 ‘남산 왕돈까스’ 집이었다. 참고로 남산을 밑에서부터 걸어 올라간다면 미리 식사하거나 먹을 것을 사서 가는 것이 좋다. N서울타워에 다다를 때까지 음식을 파는 곳이 없어서 김양처럼 쫄쫄 굶으며 걸을 가능성이 크다.

▲ 밑반찬. 테이블 한편에 준비된 풋고추와 김치, 단무지 등을 먹을 만큼 꺼내 먹는 형식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수프도 준다.

▲ 정식(모둠) 돈까스. 함박 돈까스, 일반 돈까스, 생선까스 세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식당 벽에는 “원조 남산돈까스는 100% 국내산 순 생고기와 몸에 좋은 채소, 향신료, 과일을 12시간 숙성시켜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돈까스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날 시킨 메뉴는 ‘정식(모둠)’이었다. 남산 돈까스촌이 유명한 이유는 장정이 먹어도 배가 불러 남길 정도로 크기가 크기 때문인 탓도 있다던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일반 여성이 다 먹기엔 양이 많은 편이긴 하다.
맛은 무난한 편으로 일반 돈까스가 제일 괜찮았다. 생선까스도 괜찮은 편으로 돈까스 튀김 옷이 속살과 밀착이 잘 되어 있고, 바삭하게 잘 튀겨 놓았다. 돈까스는 두껍진 않지만 식감이 괜찮은 편인 돼지고기와 바삭하게 잘 튀긴 튀김옷, 무난한 소스가 잘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거기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솟아나는 수프는 아이스크림을 먹느라 추위에 떨었던 몸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돈까스를 먹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 마징가를 닮은 태권 V가 지키고 있는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그 옆쪽에는 장금이도 보인다.
해도 저물었겠다, 남산골 한옥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서울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산 자락 옛 수도방위사령부 대지에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던 전통 가옥 다섯 채를 복원해 놓았다. 건물 하나하나를 뜯어낸 후 그대로 옮겨와 복원한 것으로 조선 시대 전통 가옥의 면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 해 진 뒤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

▲ 문틈 사이로 살짝 들여다본 한옥 마을 전경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찾아간 날이 하필이면 정기 휴일인 화요일이었다. 그래서 밖에 있는 공원과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담 너머로 빠끔히 들여다보이는 남산골 한옥마을의 모습 등만 카메라에 담아올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남산골은 여기에 있는 한옥처럼 부유한 느낌이 아닌 가난하고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한다. 허생전의 모델이 된 실재 인물 허씨도 남산골에서 공부하던 가난한 선비였다. 조선 시대에 실세를 가진 부유한 집안은 대부분 북촌에 모여 살았다고 한다.

▲ 남산골 한옥마을에 있는 공원에서 바라 본 남산 N서울타워의 모습. 불이 켜져 환하다.
저녁이 되니 날이 엄청나게 쌀쌀해졌다. 낮에 벗어서 가방에 꼬깃꼬깃 구겨 넣었던 야상 잠바의 내피를 꺼내 입어야 했다. 가을에는 밤낮 기온 차가 큰 만큼 여러 겹을 껴입고 있다가 기온에 따라 입고 벗는 것이 좋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