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 보다가 나도 모르게 다리가 움찔거리는 이유

축구 경기 보다가 나도 모르게 다리가 움찔거리는 이유

경기 보면서 이상하게 내 몸도 움찔거리게 되는 이유, 뇌 속 거울 때문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한창이다. 이 시기에는 평소 스포츠에 관심 없던 사람도 자국 경기는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경기를 보면서 내 몸도 이상하게 움찔거리거나 긴장하게 된다는 점이다. 축구 경기를 볼 때 선수가 공을 골대에 차 넣을 때 내 다리도 슛을 넣는 양 움찔거린다. 배드민턴 선수나 탁구 선수가 공을 강하게 내리꽂을 때는 ‘그렇지!’라는 외치며, 손목과 팔이 긴장해, 까딱이며 라켓을 휘두르는 흉내를 내기도 한다. 좋아하는 선수 경기에서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내 뇌 속에 ‘거울’이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바로, 뇌의 측두엽에 있는 미러 뉴런(거울 신경, mirror neuron)이 이런 작용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미러 뉴런이란 신경세포는 신기하게도 남이 하는 행동을 보고 내가 직접 행동하는 양 거울처럼 반영한다. 때로는 상대방이 어떤 심정일 지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느끼게도 해준다. 대상에 대한 몰입 정도에 따라 미러 뉴런의 작용은 더 세게 나타난다.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이런 미러 뉴런의 작용을 활용해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실제 운동경기를 보여주면 선수들의 뇌 속 미러 뉴런은 활발하게 작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경기를 했을 때처럼 선수들의 근육이 움직이게 된다. 실제 경기에 사용하는 근육이 훈련되면서 똑같은 경기를 다시 한 번 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선수 기량이 늘어나게 된다.

 

내가 먹이를 집는데 왜 네가 반응하니?

 

이런 미러 뉴런은 유명한 심리학자인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의 지아코모 리촐라티 교수와 연구팀들이 찾아냈다. 이 연구팀은 1980년대 후반부터 돼지꼬리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꽂아 손과 입의 동작을 제어하는 신경이 어디인지 가려내는 실험을 했다. 하나의 동작에 대응하는 하나의 뉴런이 어디인지 알아보기 위해, 음식을 집거나 먹는 등 원숭이의 다양한 행동마다 각각의 뉴런 활동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였다. 원숭이와 연구원 사이는 투명 칸막이로 막혀 있었다. 그런데도 연구원이 먹이를 집어 들자, 원숭이의 뇌에서 직접 먹이를 집어들 때와 똑같은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 현상을 이상하게 여겨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이 바로, 미러뉴런이었다. 미러뉴런은 인간 행동의 많은 점을 설명할 수 있는 만큼 과학계에서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다.

 

친한 사람일수록 하품이 잘 옮는 것도 뇌 속 거울의 영향

 

인간이나 아직 어린 동물들은 부모가 하는 행동을 모방하며 학습한다. 이런 작용도 미러 뉴런이 있어서 가능하다.

 

하품하는 사람을 보면 하품이 절로 나는 것도 미러 뉴런의 작용이다. 특히 하품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잘 전염된다. 이탈리아 피사 대학 연구팀은 유럽·북미·아시아·아프리카에서 온 남녀 109명의 일상을 매일 관찰해 하품의 전염성 여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하품은 직계가족일 때 가장 많이 전염이 되었고 친구 사이, 얼굴 정도 아는 사이, 모르는 사이 순으로 하품 전염이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이 웃을 때 저절로 따라 웃는 것도 미러뉴런의 작용이다. 특히 2006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뇌는 웃음소리를 듣기만 해도 우리의 뇌가 웃을 준비를 한다는 소피 스콧(Sophie Scott) 등의 연구결과가 있다.

 

미러 뉴런은 눈앞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읽어 자신의 안으로 받아들이는 작용을 한다. 그렇다면 뇌 속 거울인 미러 뉴런이 깨지면 어떻게 될까? 자폐증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사회성이 떨어지면서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 들기 때문이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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