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 중에 눈치가 참 빠른 사람이 있다. 만나서 뭔가 몇 마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 사람은 재빠르게 눈치를 채고 “앗, 너 여자(남자)친구 생겼지?”라고 물어보더니 어느새 그 사람에게 말려 술술 털어놓게 한다. 어떻게 그 사람은 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걸까?
사고력과 창의력과 밀접한 부분에서 반응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RIKEN) 뇌과학 연구소 신스케 스즈키와 히로유키 나카하라 박사팀은 지난달 21일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뉴런’에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움직이는 뇌 부분을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대화 중 같은 말을 해도 상황에 따라 뇌가 어떤 식으로 다르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연구를 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특정 행동을 지시하는 명령어를 준 뒤, 이 행동을 하고 나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해보게 했다. 실험 동안에는 참가자들의 뇌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기능적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촬영했다.
연구결과, 다른 사람의 반응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뇌의 전전두엽 중 두 눈썹 사이 뒷부분인 복내측전전두엽과 배내측전전두엽이 반응했다. 이마 쪽에 있는 이 부분은 사고력, 창의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마도 이 부분이 다른 사람보다 발달했을 것이다.
나카하라 박사는 “이번 연구로 사람이 사회적 반응을 할 때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며, “장차 정책이나 교육, 사회 체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뇌의 반응을 통해 연구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참조| The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