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할 수 없는 폭식증, 여성이 남성의 18배

주체할 수 없는 폭식증, 여성이 남성의 18배

감정 표현과 스트레스 해소에 음식 이용

2012년 04월 03일 (화)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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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음식을 먹는건지, 음식이 나를 먹는건지..." 주체할 수 없이 식욕이 몰아치는 폭식증. 성별에 따라, 그리고 연령에 따라 빈도수와 치료금액 차이도 크다는데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난해 여성의 폭식증이 남성에 비해 18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7년부터 최근 5년간 '폭식증' 진료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진료환자 인원은 2007년 2천102명에서 2011년 2천246명으로 5년새 6.85% 증가하였다.

지난해 '폭식증' 진료환자의 성별·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남녀 모두 대부분의 진료환자들이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였다. 여성은 20~40대 환자수가 전체 여성 환자의 대부분인 83%를 차지하였다. 특히 20대 여성은 전체 여성 환자수의 4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환자수가 많지 않지만, 20대가 전체 남성 환자수의 46.2%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였고, 20대 미만과 30대가 각각 17.6%, 20.2%를 차지하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선구 교수는 "젊은 여성이 날씬한 외모를 요구하는 사회의 압박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며, "감정표현이나 스트레스 해소가 바깥으로 향하는 남성들에 비해 이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들이 감정표현과 스트레스의 해소 창구로서 음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폭식증' 진료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07년 4억5천2백만 원에서 2011년 5억7천2백만원으로 26% 증가하였다. 지난해 남성은 4천9백8십만 원, 여성은 5억2천3백만 원으로 여성의 진료비가 훨씬 더 많았다. 총진료비의 분포와 달리 2011년 폭식증으로 인한 1인당 진료비는 여성이 24만 6천원인 반면, 남성은 41만 9천원으로 남성이 1인당 사용하는 진료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구 교수는 "폭식증이란 지나치게 많은 음식을 단시간(약 2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먹는 것, 체중증가를 막기 위한 구토와 설사유도제 혹은 지나친 운동 등 부적절한 보상행동의 동반 등이다"라고 말했다. 체증증가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있고 바디 이미지와 체중에 의해 자신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때도 의심해 볼 만하다.

'폭식증'의 원인은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으로 포만감과 관련된 세로토닌과 다행감을 느끼게 해 주는 엔돌핀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날씬함에 대한 사회의 기대에 맞추는 데 지나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수 있다. 심리적 요인으로는 충동조절장애가 있거나, 어린 시절 분리 불안이 적절히 해소되지 않은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세로토닌 시스템을 향진시키는 항우울제 약물치료, 폭식과 보상행동에 대한 악순환을 조절하고, 체중과 음식, 자아상의 왜곡을 교정하는 것을 다루는 인지치료가 있다. 또한 정신분석치료로 폭식증 환자에서 흔히 관찰되는 분열(splitting), 투사(projection) 등 무의식적인 정신역동을 다루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글. 조연비 객원기자 hsaver@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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