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만 받던 신경세포의 반전' 신경세포가 스스로 뇌 수초 지킨다

'보호만 받던 신경세포의 반전' 신경세포가 스스로 뇌 수초 지킨다

한국뇌연구원 뇌 전선 보호막 유지하는 새로운 분자 스위치 찾았다

한국뇌연구원(원장 이승복)은 뇌질환연구부 최영식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신경세포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을 조절하여 성체 뇌의 수초(myelin)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분자 신호체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수초는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는 절연 구조로, 신경신호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 수초는 뇌가 발달 과정에서 형성된 이후에도 고정된 구조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성체 뇌에서도 신경활동과 환경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형성된다. 그러나 성체 뇌에서 신경세포가 어떤 신호를 이용해 수초를 유지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중추신경계의 신경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인 FAM19A1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이 결핍된 마우스는 초기 뇌 발달 시기에는 수초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성체가 되면서 수초 두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FAM19A1이 성체 뇌에서 이미 형성된 수초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단백체 분석을 통해 희소돌기아교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DIP2A를 FAM19A1의 수용체로 규명했다. 실제로 성체 마우스 뇌의 희소돌기아교세포에서 Dip2a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자 뇌량(corpus callosum)의 수초가 감소해, FAM19A1–DIP2A 신호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과 성체 수초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 신경세포의 CDK14가 FAM19A1의 T109을 인산화하여 분비를 촉진하고, 분비된 FAM19A1이 희소돌기아교세포의 DIP2A에 결합하여 세포 성숙과 수초 형성·유지를 촉진함 [그림=한국뇌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신경세포가 FAM19A1의 분비를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도 발견했다. 신경세포의 단백질 인산화효소인 CDK14가 FAM19A1의 109번째 아미노산인 트레오닌(T109)을 인산화하면 FAM19A1의 분비가 촉진되고 DIP2A와의 결합이 강화되었다. 반대로 이 과정이 차단되면 FAM19A1의 분비와 DIP2A 결합이 감소하고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을 촉진하는 능력도 약해졌다.

즉, 신경세포의 CDK14가 FAM19A1을 인산화해 분비시키고, 분비된 FAM19A1이 희소돌기아교세포의 DIP2A에 결합해 세포 성숙과 수초 유지를 촉진하는 일련의 신호체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가 단순히 수초의 보호를 받는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상태를 능동적으로 조절해 자신의 수초 환경을 유지한다는 새로운 신경세포-신경교세포 상호작용 원리를 제시했다.

교신저자인 최영식 박사는 “신경세포는 단순히 수초로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FAM19A1이라는 분자 신호를 이용해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성숙과 수초 상태를 능동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향후 CDK14–FAM19A1–DIP2A 신호축이 노화와 퇴행성 뇌질환에서 발생하는 수초 손상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규명한다면, 성체 수초의 안정성을 보존하거나 손상된 수초의 회복을 촉진하는 새로운 치료전략 연구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ell Communication and Signaling'에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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