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동 돕는 ‘별세포’, 신경세포와 혈류 반응 함께 조절한다

뇌 활동 돕는 ‘별세포’, 신경세포와 혈류 반응 함께 조절한다

IBS·성균관대, 지속적인 감각 자극에 반응하는 별세포의 분자 신호 경로 규명

우리가 감각을 느낄 때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조깅, 독서, 음악감상을 할 때 감각 자극이 들어오면 이와 관련된 특정 뇌 영역의 신경세포들이 더욱 활성화되는데, 별세포(astrocyte)는 이를 즉각 감지하여 뇌혈관을 확장 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영양분 및 산소공급을 늘리도록 명령한다. 

이를 ‘신경-혈관 결합(Neurovascular Coupling)’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뇌 속 비신경세포인 별세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장석복)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메디칼공학과 서민아 교수 연구팀은 별세포가 지속적인 감각 자극을 감지하고 신경세포의 활동과 뇌혈관의 혈류 반응을 동시에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신경세포와 별세포, 혈관이 서로 구조적·기능적으로 연결되어 뇌 신경세포의 활성과 혈류량을 조절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별세포는 뇌에 널리 분포하는 별 모양의 세포로, 오랫동안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별세포가 신경세포와 혈관 사이에서 신호를 주고받으며 뇌 기능을 적극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을 통해 감각 자극이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신경세포, 혈관, 별세포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5초간의 짧은 감각 자극에서는 신경세포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됐다. 반면 감각 자극이 20초 정도 오래 지속되자 별세포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신경세포의 활동과 뇌혈류 반응을 지속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성과 모식도 [그림=IBS 제공]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별세포가 네 단계에 걸쳐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를 규명했다. 첫 번째로는,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별세포 내에 물의 이동을 돕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단백질(AQP4)을 통해 물이 유입되고 별세포의 부피가 증가한다. 

그 다음 단계로, 이러한 부피 변화와 연계해 자극을 감지하는 단백질(TRPA1)을 통해 별세포 내로 칼슘이 유입된다. 세 번째 단계로, 별세포 안의 칼슘 농도가 높아지면 이에 반응하는 통로 단백질(BEST1)이 열린다. 

마지막으로 이 통로를 통해 신경 전달을 돕는 아미노산인 D-세린(D-serine)을 분비하여 신경세포의 활성 증가와 뇌혈관 직경 확장을 유도하여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이 별세포의 AQP4와 TRPA1를 제거하자, 지속적인 감각 자극에 대한 신경세포와 뇌혈관의 반응이 감소했다. 반면, 별세포의 TRPA1이 제거된 생쥐에 D-세린을 공급했을 때 감소했던 뇌혈관의 반응 및 혈류량이 다시 회복됐다. 이와 더불어 세포가 생성하는 전기적 신호 분석을 통해 별세포의 BEST1을 통하여 D-세린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위 결과들은 네 단계로 이어지는 별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가 지속적인 뇌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울러 연구진은 별세포가 신경세포의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D-세린을 분비함으로써 뇌혈관의 기본적인 혈관 긴장도(basal vascular tone)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공동교신저자인 서민아 교수는 “지속적인 자극 상황에서 별세포가 어떻게 신경세포와 소통하고 뇌 기능을 조절하는지 명확한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번에 규명된 기전은 향후 감각 처리 장애나 인지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교신저자 이창준 연구단장은 “뇌 활성 유지와 혈관 안정을 동시에 조절하는 통합 분자 신호 전달 경로 발견과 동시에 별세포의 새로운 기능과 핵심 기전을 밝힌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난치성 뇌질환의 혈관성 기능 장애 치료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초석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9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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