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허혈성 뇌졸중 일으키는 단백질 발견

국내 연구진, 허혈성 뇌졸중 일으키는 단백질 발견

뇌졸중 환자의 뇌신경을 보호할 수 있는 약물 개발 가능할 것

국내 연구진이 허혈성 뇌졸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성균관대 조동규 교수와 백상하 박사는 허혈성 뇌졸중의 신경세포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 '핀(Pin)1'을 발견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28일 발표했다.

▲ 조동규 교수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혀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감소하여 뇌조직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뇌조직이 괴사하고 뇌경색에까지 이르는 등 치명적인 질병이다. 뇌혈관에 직접적으로 생성된 혈전과 다른 장기에서 생성된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하여 뇌혈관을 막아 유발된다.

뇌졸중의 치료제 개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 번째가 막힌 혈류를 풀어주는 혈전용해제이고, 두 번째로 뇌혈관 폐색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을 막아주는 신경세포 보호제가 있다. 이중 막힌 혈류를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혈전 용해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뇌혈관 폐색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은 영구적이기 때문에 뇌졸중 발병 시 신경세포 손상에 의한 합병증을 막기 위한 신경세포 보호제의 개발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허혈성 뇌졸중에서 나타나는 신경세포사멸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발병원인과 치료표적들이 밝혀졌지만, 기존의 치료제들은 신경보호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핀1'이 세포의 분화, 증식, 생존, 사멸 등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노치(Notch) 신호'를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허혈성 뇌졸중의 신경세포사멸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허혈성 뇌졸중 동물모델과 환자의 뇌조직에서 핀1 단백질의 농도가 높을수록 노치신호의 활성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신경세포사멸과 핀1 및 노치신호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실제 허혈성 뇌졸중 모델 쥐에 핀1을 제재하는 주글론(Juglone)이란 약을 주입하면 신경조직의 손상이 3분의 1이하로 크게 낮아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한 핀1이 제거된 쥐에 허혈성 뇌졸중을 유발하면 뇌조직 손상 및 언어, 운동, 인지기능 등의 손상이 일어나는 신경학적 결손이 크게 감소되어, 핀1의 억제가 허혈성 뇌졸중에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하였다.

▲ Pin1 단백질을 제거하자 뇌경색과 신경기능결손이 감소하는 것이 나타났다.(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조동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허혈성 뇌졸중에서 나타나는 신경세포사멸과 신경학적 결손을 억제할 수 있음을 처음 밝힌 것으로, 허혈성 뇌졸중뿐만 아니라, 노치 신호가 관여하는 암, 류머티즘과 같은 질병의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임상시험을 거치면 뇌졸중 환자의 뇌신경을 보호할 수 있는 약물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올해 핀1 관련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개발로 국내 특허를 출원하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의 권위지 Annals of Neurology 온라인 판(1월 5일)에 게재되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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