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의 노화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최인표·정해용 박사 연구팀이 조혈줄기세포의 노화와 스트레스에 대한 억제 유전자를 발굴하고 기능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 박사(제공=미래창조과학부)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일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셀(Cell)자매지 '셀 메타볼리(Cell Metabolism)'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그동안 줄기세포를 이용한 노화 억제 약물 개발 등의 연구 성과는 있었지만, 줄기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혈줄기세포는 노화가 진행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항상성에 이상이 생긴다. 비정상적인 조혈작용은 면역저하, 빈혈, 암, 노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조혈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로 각종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다분화능과 자기복제 능력을 갖춰 면역체계와 혈액을 만들어 내는 원천 줄기세포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조혈줄기세포가 노화 또는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있을 때 'TXNIP' 유전자가 조혈줄기세포를 유지하고 생성을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TXNIP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TXNIP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는 노화가 일어나면 정상 생쥐에 비해 조혈줄기세포가 60% 이상 감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는 조혈줄기세포가 90% 감소했다. 또 TXNIP가 결핍된 조혈줄기세포 활성산소는 정상 조혈줄기세포 보다 약 40% 높았으며, 증가된 활성산소가 조혈줄기세포의 세포주기를 억제해 결국 사멸에 이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TXNIP가 결핍 생쥐에게 항산화물질을 투여했을 때 활성산소를 낮춰 조혈줄기세포 생존율을 높일 수 있었다. TXNIP가 결핍된 생쥐에 암을 유발했을 때 정상 생쥐에 비해 암생성과 전이가 늘어 TXNIP 유전자 결핍으로 인한 조혈세포 감소가 그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TXNIP 유전자와 항암억제·항산화 유전자인 'p53'과의 상관관계 때문"이라며 "TXNIP 유전자가 p53의 발현을 증가 또는 유지시키며 이 과정에서 p53과 결합해 p53이 분해되는 것을 억제시킨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인표 박사는 "이번 연구는 TXNIP 유전자를 조절해 조혈줄기세포의 항상성 유지와 조혈세포의 생성, 분화를 조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술 개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조혈줄기세포 유지 및 생성, 나아가 암 치료, 노화 억제 조절 기술개발에 필요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