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를 하면서도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를 하면서도 죽음을 준비하지 않는다

[도서] 평온한 죽음

 

우리는 언젠가 맞게 될 죽음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물건 하나 구입하면서도 원산지나 성분 표기는 꼼꼼하게 따지면서 정작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부탁합니다’라는 한마디로 간단히 의사에게 맡겨 버린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가? 온갖 의료장치를 몸에 붙인 채 마지막까지 연명치료에 매달리며 생명을 연장하고 싶은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존엄함을 잃지 않으며 평온하게 죽을 수는 없는 것일까?

신간《평온한 죽음》은 노화마저도 질병으로 둔갑하는 의료 현실에서 종말기 삶의 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존엄한 삶과 평온한 죽음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

이 책에서는 죽음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아닌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온한 죽음이란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평온하게 숨을 거두는 것, 육체ㆍ 정신적 고통만 따르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함을 잃지 않는 것, 자신의 마지막 삶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저자인 나가오 박사는 수련의 시절에 돌봤던 환자들의 존엄함을 잃은 죽음에 대한 목격담과 지난 17년 동안 재택의료 현장에서 겪은 동네의사의 생생한 임종 경험과 환자들의 이야기, 죽음을 방해하는 연명치료의 불편한 진실과 의료 현실, 그에 대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저자가 들려주는 사람들의 다양한 종말기 모습은 죽음을 통해 삶이 얼마나 품위 있게 완성되는지, 소소한 일상에서 인간다운 존엄함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생의 마지막 시기에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생의 마지막을 무의미한 치료로 고통받으며 보내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또한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될 개인과 의료 관계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의료 시스템이나 국가의 의료정책 면에서도 많은 담론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존엄하고 평온한 종말기를 준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부록에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호스피스 완화의료, 사전의료의향서에 대한 내용을 소개했다.

글. 조채영 기자 chaengi@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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