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사랑, 섹스... 그들의 뇌 속에는 대체 어떤 일이?

설렘, 사랑, 섹스... 그들의 뇌 속에는 대체 어떤 일이?

[뇌로보는 세상] 사랑의 뇌과학

조인성 김민희 열애, 토니안 혜리 열애, 백지영 정석원 결혼, 장윤정 도경완 결혼... 햇살과 먹구름이 번갈아 보이는 애매한 날씨이지만, 역시 봄은 봄인가보다. 연예계에 유난히 톱스타 커플 소식이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음원 차트 순위권에 오른 가왕 조용필 오빠(우리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오빠다)의 'Bounce'도, 로이킴의 '봄봄봄'도, 1년 전 벚꽃아래서 많은 이들을(심지어 혼자 걷는 싱글조차도) 두근대게 했던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도 온통 설레는 봄빛 노래이다. '사랑'. 과연 당신은 무엇이길래 사람들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는건가요?

▲ 조인성 김민희 커플 열애가 큰 관심을 모았다. 공식홈페이지 제공

드라마에서든 현실에서든 사랑은 짜릿하다. 때로는 달콤하고 잠못들만큼 가슴 아린다. 우선, 뇌에서 사랑이나 공포와 같은 감정을 주관하는 곳은 뇌 중심부위에 있는 대뇌변연계(limbic slystem) 이다. 중심부인 뇌간과 바깥쪽 신피질 사이에 있는 원형 회로이다. 그 중 특히 쾌락중추인 중격핵(septal nuclei) 부근에서는 도파민을 분비한다. 우연히 과학자들이 이 부위를 자극하는 전극을 실험쥐에게 심었다. 그 쥐는 식음을 전폐하고 한시간에 7천번이나 자극 스위치를 누르다가 죽었다고 한다. 최근 인터넷, 게임 중독 등에 관련된 부위도 이 부위로 알려져 있다.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오르가즘이란 성기에 가해지는 말초 신경자극에 따라 변연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이다. 이같은 자극은 변연계와 대뇌피질 여러 곳을 흥분시킨다. "발바닥이 짜릿하다" "물결이 일렁이듯 파동이 느껴진다"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것은 변연계가 촉각과 시각 중추를 활성화시켜 발생한 신경신호적 환상일 것이다.

대뇌피질이 발달한 인간의 사랑은 더욱 복잡하다. 조인성이 눈을 통해 김민희를 바라보면, 후두엽에는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이 맺힐 것이다. 인간에게서 이런 정서는 원초적, 생물적인 오르가슴 뿐 아니라 기억 창고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편도(amygdala)는 즉각적으로 '좋다 싫다'와 같은 신호를 보낸다. 해마(hippocampus)도 가세하여 기억의 회로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앞쪽 전두엽 회로를 경유한 변연계 자극도 중요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문화권에서 학습된 것에 따라 다르다. 원주민 중에서는 목이 유독 길거나 입술이 길게 늘어질 수록 아름답다고 칭송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의 대뇌는 특히 여성의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에 가까우면 예술적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이런 본능적인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늑대나 원숭이같이 무리를 이루는 동물은 같은 무리에게 이타적이다. 줄을 잡아당기면 자신은 먹이를 얻을 수 있지만 다른 원숭이가 전기 쇼크를 받도록 되어있는 장치에서 어떤 원숭이들은 몇 시간, 혹은 며칠까지도 먹지 않고 버텼다. 특히 고통을 받을 원숭이를 아는 경우에는 더욱 이타적인 성향을 보였다.
진화과정에서는 포유 동물에서 이러한 성향을 많이 보인다. 거북이와 악어 등의 파충류는 알을 낳고 나몰라라 하지만, 포유류는 자식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자신의 젖을 먹여준다는 점에서 부모자식의 깊은 감정의 교류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전전두엽과 미상핵 대상회 측좌핵 등은 호혜적인 협동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글. 조연비 기자 hsaver@nate.com

 

도움받은 책

<춤추는 뇌> 김종성 저 / 사이언스 북스
<뇌는 0.1초만에 사랑에 빠진다> 모기 겐이치로 저 / 브레인월드
<스피노자의 뇌> 안토니오 다마지오 저 / 사이언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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