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웰빙, 사랑과 섹스

브레인 신호등

브레인 39호
2013년 04월 26일 (금)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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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가장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연구주제가 바로 ‘사랑’과 ‘섹스’이다. 특히 이전까지는 문학, 철학, 심리학에서 주로 다루어졌던 섹스가 호르몬과 뇌신경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랑과 섹스가 메마른 과학적 연구대상으로 추락한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알면 알수록 사랑과 섹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게 되지 않을까?

보약보다 효과적인 적절한 성관계

최근 섹스에 대해 죄악시하던 생각에서 벗어나 남녀 간의 관계를 더욱 풍부하고 견고하게 만드는 섹스의 긍정적인 면들이 부각되고 있다. 덧붙여 섹스가 건강 유지에도 좋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적절한 섹스는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며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성관계 시에는 호흡이 평상시보다 4배 정도 빨라져 많은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와 폐 운동이 활발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몸속 노폐물 제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또한 섹스를 할 때는 보통 200~400kcal가 소모되고 심지어 섹스를 상상만 해도 칼로리가 소모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남성은 ‘섹스하게 될 것이다’는 기대만으로도 혈액 속 바소프레신 농도가 5~10배 정도 높아지고, 바소프레신은 다시 성욕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게 한다. 여성도 성적 자극을 받으면 바소프레신을 분비하지만, 소량에 불과하다. 그 대신 옥시토신이라는 전달물질을 분비하게 된다.

평소보다 옥시토신 농도는 3배쯤 높아지고 호흡이 40배 정도 빨라진다. 호흡 60회, 맥박 분당 180회, 혈압 220mmHg, ‘천연 환각제’인 도파민과 엔도르핀 농도도 짙어진다. 그리고 마침내 옥시토신 농도가 최대치에 이르는 순간,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프로락틴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잠깐이지만 의식이 희미해지며 자제력을 잃는 황홀감에 빠지게 된다.

두뇌 웰빙 이끄는 쾌락 그 이상의 효과

섹스는 단순한 쾌락 이상의 효과를 두뇌에게 선사한다. 일단 오르가슴을 느끼면 뇌는 이후 6시간 동안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섹스가 강력한 진통제가 되어 각종 통증을 완화하고, 요통 치료 효과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효과는 절정의 순간과 그 직전에 분출되는 엔도르핀과 옥시토신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베벌리 휘플Beverly Whipple 교수는 “과격하지 않은 부드러운 섹스는 통증을 참아내는 한계를 높여 두통, 관절통, 치통 등 각종 통증을 완화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오르가슴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과 혈액 내 화학물질의 양을 최적의 균형상태로 조절하여 자연 수면제 역할도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우울증 및 무기력증 치료 효과도 있다. 섹스할 때 엔도르핀이 분비돼 평온하고 안정된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에 성행위에 적극적인 사람이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에 휘말린 사례는 드물다. 그뿐만 아니라 아연, 칼슘, 칼륨, 과당, 단백질 등을 함유한 정액 자체가 우울증을 완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한 섹스는 또한 자신감을 높여준다.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의 행위를 통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더욱더 자각하게 되고 이것은 자신에 대한 긍정으로 나타난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는 섹스 후 ‘포옹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증가한다. 섹스를 끝낸 뒤 남녀가 서로 껴안은 채 새벽녘까지 함께 지내고 싶어 하는 것도 이 덕분이다.

신경경제학 전문가 폴 자크Paul Zak 교수의 옥시토신 이론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부부의 견고한 성적 결합을 위해 진화된 호르몬일 뿐만 아니라 사회에 사랑이 넘쳐흐르게 하고 서로를 믿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과도한 섹스는 오히려 면역력 떨어뜨려

이처럼 섹스는 우리의 몸과 두뇌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이 과도한 섹스는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주 1,2회의 정기적인 섹스를 하는 커플의 면역력이 가장 높다”는 필라델피아 VA 의학센터의 정신과 프랜시스 브레넌Francis Brennan 박사의 연구 결과도 있다. 너무 적은 횟수도, 너무 많은 횟수도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슈퍼 젊음super young’의 가장 큰 비결은 여러 명의 파트너와 섹스하기보다 한 명의 파트너와 장기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새로운 파트너의 경우는 흥분이나 기쁨은 더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한 명의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나누는 안정적인 섹스야말로 우리 두뇌와 몸에 가장 좋은 것이라니 바람둥이들이 섣부르게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한자에서 섹스를 말하는 성性도 마음과 몸이 합쳐진다는 의미이니 이 둘의 균형을 항상 생각하는 것이 섹스의 적절한 사용법이 아닐는지.

글· 브레인 편집부
도움받은 책·〈호르몬은 왜〉, 마르코 라울란트 지음 I 정수정 옮김 I 프로네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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