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그 사람’ 때문에 가슴이 무겁다. 출근길에도, 점심시간에도, 심지어 주말에도 내내 그 사람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은 가볍게 말한다. “신경 쓰지 마.” “마음에 두지 마.” 하지만 그게 되면 진작 괜찮아졌을 것이다.
《그 사람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방법》의 저자 스가와라 미치히토는 말한다. “당신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뇌가 지극히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뿐입니다.”
30년 경력의 뇌신경외과 전문의인 저자의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은 두통, 불면증, 어지럼증을 호소하지만, 대부분 검사상 뇌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통점이 발견됐다.
“선생님, 저는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컨디션이 안 좋아져요.” 특정 인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 뇌 속 ‘편도체’에 있었다. 편도체가 싫어하는 사람을 ‘위험 인물’로 판단하면, 24시간 쉬지 않고 경보를 울린다. 그래서 그 사람이 눈앞에 없을 때도 머릿속을 맴돌게 된다.
더 중요한 사실은 뇌는 ‘잊는 것’을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마”라는 조언이 통할 리 없다.
그 사람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간단한 방법 편안한 일상을 되찾는 7가지 뇌과학 테크닉
이 책의 접근법은 전혀 다르다. 기억을 완전히 지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편도체에 “이제 경계를 풀어도 괜찮아”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 사람’을 ‘사무실 에어컨 소리’ 정도의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뇌는 매 순간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우리는 이 중 대부분은 의식하지 않는다. 뇌가 ‘중요하지 않은 정보’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도 바로 그런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7가지 테크닉은 특별한 도구나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바로 실천할 수 있다. 괴로운 기억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라보고, 머릿속을 빙빙 도는 생각을 종이에 쏟아 내고, 몸의 긴장을 풀어 뇌에게 안전 신호를 보내는 방법 등이다.
스스로 마음 상태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핵심 정리를 함께 실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독자들이 보다 쉽게 다가가 테크닉을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품에 지니고 다니며 펼쳐 보기 좋은 작고 귀여운 판형과 발랄한 일러스트도 독서의 즐거움을 더한다. 그 안에는 부정적인 생각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독여 주는 다정한 힘이 담겼다.
자꾸만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 이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다. 이 책은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친 이들이 가볍고 편안한 일상을 되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