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머리가 좋다, 머리가 나쁘다’는 의미를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단적으로 학력에 관한 것이 그렇다. 저자는 도쿄대학교 의학과에 현역으로 합격하여 졸업했고, 지금도 “선생님은 머리가 좋군요”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런데 도쿄대에 들어갔던 건 벌써 46년도 더 된 옛날의 일이다. 게다가 당시 저자는 수업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다른 대학을 포함하여 같은 해에 의학과를 졸업한 사람 중에서도 열등생 쪽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겸연쩍다고 말한다.
60세 이후가 좋은 머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도, 지식의 힘도 아니다. 오직 약간의 요령과 습관뿐이다. 세상에는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돕는 테크닉이 확실히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그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알게 된 것을 실천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저자가 온라인 교육을 하던 때 있던 일인데,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학생들의 독해력을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도 찾다가 대입 재수학원의 일타강사 선생이 개발한 시스템을 가져와 학생들에게 적용했더니 독해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스포츠에서도,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원래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적절한 테크닉을 몰랐기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로 고착된 경우가 얼마든지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인생을 슬기롭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은 ‘알기’와 ‘의욕 가지기’다. ‘정보격차(情報隔差)’, ‘정보약자(情報弱者)’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에게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로 앞으로의 인생이 좌우되는 만큼 안다는 능력은 삶에서 매우 큰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렇듯 자기 인생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올바른 정보 수집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의욕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과 같은 뜻이다. 따라서 뭔가를 시작하기 전부터 결과를 예단하지 말자.
나만의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역시 머리가 좋은 시니어의 특징
PC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어서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땐 누구나 검색 포털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만물박사’, ‘박식한 사람=현명한 사람’이라는 도식이 성립하지 않게 되었다. 중요한 점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얻은 지식을 자기 나름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에서 높이 평가받는 좋은 머리란 ‘나만의 발상이 가능’하고 ‘조금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능력’이다. 60대가 된 사람의 장래 희망은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시니어’다. 남들과 확연히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익살맞게 이야기를 잘할 수 있길 소망하며 매일매일 노력한다.
물론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 : 의복을 경우에 알맞게 착용하는 것]는 분별하며 제멋대로 행동하지도 않지만, 상식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발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시니어 세대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에서의 좋은 머리는 학력이나 직위와 관계없다. 오히려 ‘나는 이미 충분한 지위를 가졌어’라며 안심해 버리면 말 그대로 사고 정지 상태에 빠져서 신선하고 생생한 발상을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기 위한 지혜
노화와 맞서는 자세는 확실히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늙고,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반발한다면 인생은 계속 답답하고 괴로우며 때로는 비애로 가득 찰 것이다. 사람은 반드시 늙어가는 존재이고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이를 이해하면 자신의 노화를 자각했을 때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모르거나 비관적으로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우선은 철저하게 노화와 맞서야 한다. 그러다 결국 노화가 찾아오면 ‘올 게 왔군’ 하면서 깔끔하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그리되면 그리된 대로,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어른으로서의 지성을 갖춘 사람이다. 한편, 노화를 받아들인다는 말이 결코 이후의 인생을 포기한다는 말과 동의어가 아니다. 그래서 설령 누워서만 지내게 됐더라도 여전히 할 수 있는 게 있다. 다른 사람과 수다를 즐길 수 있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생각할 수 있다. 창작욕을 불태워서 이야기를 짓는다거나 시를 쓸 수도 있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마음에 등불이 계속 타오르게 할 수 있다. 행복하냐 아니냐는 결국 본인의 주관에 의한 것이다. 비슷한 노화 현상을 겪고 있는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은 ‘이렇게 나이를 먹어 버리다니, 나는 불행하다’라 생각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할 수 있는 게 아직도 많고, 앞으로 키워나갈 힘도 있으니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라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히 같은 조건에 처해 있어도 사고방식 하나로 이렇게 바라보는 세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식의 양이 아니라 지식을 응용하는 힘
60세 이후의 ‘똑똑함’에 관해서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갖는 것이다. AI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박식함에 대한 가치가 옅어지고 있다. 대신 습득한 지식을 어떻게 내 나름으로 소화할 것인가, 즉 ‘지식의 운용력’을 묻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사회는 ‘머리 좋음=지식이 많음’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모르면 창피를 당하는 00’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이 잘 팔리고 상식과 지식의 유무를 묻는 퀴즈 프로그램은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좋은 머리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지식을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공해서 나 말고는 아무도 할 수 없는 발상으로 창출하는 데 있다.
우리가 학생이던 그때는 단어, 역사적 사실, 방정식 등을 무작정 외우고 기억하는 것에 무게를 두는 인풋의 방식 즉, 주입식 교육이었다. 그래서 교과서와 참고서를 통째로 암기하면 꽤 좋은 학업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그런 습관이 여전했던 것 같다. 상사의 지시를 그저 따르거나 회사에서 설정한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한 사람이 조직 안에서 높이 중용되지 않았던가 말이다. 물론 인생에서 그랬던 시기가 전혀 쓸모없던 것도 아니었고 부정할 생각도 없다.
스스로 자신을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은 뇌도 마음도 건강하다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뇌가 젊어지고 똑똑해진다. 전두엽은 ‘쾌감 체험’을 좋아한다. 이는 전두엽의 특징 중 하나인데, 신나고 즐거운 기분으로 지낼수록 뇌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머리가 좋아진다. 반대로 말하면, 소극적으로 되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마치 구부정하게 숙인 것처럼 인생을 보낼수록 뇌의 기능은 떨어진다.
실수나 문제 상황을 언제까지고 끌어안고서 걱정과 불안, 후회가 가득한 마이너스적 사고를 지닌 채 살면 전두엽은 녹이 슬고 쇠퇴한다. 일단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면 사람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만 더 몰두하게 되고 결핍감으로 더 가득 차게 된다.
따라서 이럴 때는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본다’를 기억해야 한다. 지금이 어떤 상황이든 당신은 이미 많은 보물을 갖고 있으며, 지금부터 할 수 있는 것 또한 많이 있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사물의 밝은 면을 바라보고 낙천적으로 살면 좋겠다. 일테면 어떤 새로운 것에 도전했는데 바라지 않던 결과로 끝났다고 하자.
그럴 때는 실패한 자신을 책망하지 말고 ‘어쨌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거잖아, 나 참 대단한걸?’이라며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기분을 북돋아 주어야 한다. 이처럼 ‘나 자신을 격려한다’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뇌와 멘탈에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의욕적으로 몰두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여러 일이 쉽게 잘 풀린다.
정말로 좋은 머리는 자신의 인생에 희망을 품는 것
똑똑해지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60세 이후에는 가장 중요한 ‘좋은 머리’란 자신의 인생에 희망을 계속 품는 것 말고는 없다.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이 책에 적혀 있는 것을 실천해 보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내 인생은 지금부터구나’라는 마음이 들어서 행복해진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나는 점점 성장할 수 있어’라고 믿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성장을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점점 발전할 수 있고 삶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 어쩔 줄 모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생각지도 않던 기회를 만나게 되거나 오랫동안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지는 일도 쉽게 경험할 것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발전할 수 있고 때로는 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계속 성장한다. 당신이 남긴 아름다운 말이나 훌륭한 견해가 후세 사람들의 가치관을 완전히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고 구원의 길로 인도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안심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의 인생을 있는 힘껏 즐겨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느냐가 60세 이상의 여러분이 갖춰야 할 진짜 지혜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