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마치 마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중독의 위험성과 폐해를 경고하는 뉴스 헤드라인과 연구 결과가 넘쳐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재빨리 기억하지 못하거나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 되면 ‘요새 스마트폰만 보더니 머리가 망가진 것 같아’라며 불안해하거나 어설픈 지식으로 ADHD 같은 특정 질병을 의심하기도 한다. 즉 현대인들은 늘 내 몸과 마음 어딘가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다 보니 스마트폰 기기를 24시간 동안 상자에 가둬놓거나, 도심을 떠나 와이파이가 없는 산골짜기에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디지털 디톡스’가 손쉬운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서 대개는 디톡스에 성공한 이후에도 그 사용 패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옥스퍼드대학병원 신경과 의사로 수많은 중독 케이스와 환자들을 지켜본 페이 베게티 박사는 《스마트폰 끄기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한다. 문제는 스마트폰 기기가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디지털 습관에 있다고. 지난 20년간 유리 화면을 손가락하고, 밀고, 길게 눌러서 조작하는 새로운 버릇이 두뇌에 각인된 탓에, 입고 먹고 마시는 것처럼 스마트폰 확인도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해결책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스마트폰 습관’을 기르는 것뿐이다.
스마트폰을 1시간에 10번씩 확인하던 사람이, 하루에 딱 한 번만 사용하겠다고 결심한다면 과연 그 다짐이 오래갈 수 있을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는 소소한 목표에서 시작할 때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딱 5분만 참아보거나(5분 규칙) 운동 계획이 틀어졌을 때 침대에 눕는 대신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는(플랜 B) 식으로 작지만 건강한 습관을 점차 늘려가자.
같은 사용 시간이라 해도, 누군가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알람을 확인하며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콘텐츠에 시간과 집중력을 낭비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은 정리하고 유튜브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식으로 생산적인 삶을 살기도 한다. 이제 작지만 건강한 스마트폰 습관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보자.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주인으로 거듭나는 순간, 비로소 우리가 꿈꾸던 스마트폰과 공존하는 삶은 현실이 될 것이다.
같은 스마트폰도 어떤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값은 달라진다. 중요하지 않은 메시지도 알림이 뜰 때마다 확인하며, 잠들기 직전까지 자극적인 뉴스만 본다면 시간, 집중력, 정신 건강 모두를 낭비하는 삶을 살 것이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앱은 바로바로 정리하며, 유튜브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충분히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렇게 스마트폰의 노예에서 주인으로 거듭난다면 순간적으로 다른 세상에 몰입하고 자신의 관점을 넘어 다양한 시각을 탐색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스마트폰으로 도둑맞은 집중력과 잃어버린 숙면을 되찾고, 정신 건강을 챙기며, 슬기로운 소셜 미디어 생활을 구축한다면 결국 미래 지향적인 스마트폰 사용법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 달 후로 잡혀 있는 마감 시한을 1~2시간 내의 가상의 마감 시한을 설정해 단기 집중력을 높이고, ASMR 영상으로 수면의 질을 높이자. 쉽고 간단한 게임을 하거나 메모장에 현재 기분을 적으며 감정을 조절하자.
유용한 콘텐츠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고, 유해한 콘텐츠는 주기적으로 신고하며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을 맞춤 설정하자. 무의식적인 스마트폰 확인이라는 잘못된 습관의 자리에 학습 앱, 교육용 팟캐스트, 퍼즐 같은 활동을 대체해 종국에는 두뇌의 인지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자.
《스마트폰 끄기의 기술》은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의 건강한 스마트폰 습관 형성을 도와줄 로드맵이다. 한시라도 빨리 이 책에서 언급되는 소소하지만 건강한 스마트폰 습관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보자. 비로소 우리가 꿈꾸던 스마트폰과 공존하는 삶은 현실이 될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