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뇌과학』은 어렴풋이 알았던 잠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알려주고 가지각색의 수면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뇌과학 기반 수면 설명서”다. 30년 경력의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잘못된 수면 습관과 단편적인 정보로 인한 오해, 불면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한다고 꼬집는다.
더불어 수면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부터 바꾸기를 촉구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면의 작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한 뒤 자신의 수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생활 습관을 차근차근 고쳐야 하는데, 대부분은 잠들기 전 와인을 한 잔 마시거나 멜라토닌 영양제를 찾아 복용하는 등 무언가를 더하는 식의 일회적 대응에 그치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수면은 배울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NBA리그 등 세계 정상급 운동선수들의 수면 주치의를 맡으며, 수면 습관을 개선해 최상의 성과를 이끌어낸 저자의 경험과 진료실에서 마주한 수많은 임상 사례가 그것을 증명한다.
쉽고 유머러스한 비유로 신경과학 지식을 전달하고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이 책의 해법을 따라가보라. 진료실에서는 미처 듣지 못했던 구체적인 설명과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구 3명 중 1명이 수면 장애를 앓는 만성 불면증 시대, 우리가 잠에 대해 배워야 하는 이유
오늘 아침도 커피 한 잔으로 시작했는가? 모닝 커피가 현대인의 아침을 여는 필수 루틴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늘 피곤하기 때문이다. 수면이 만족스럽지 않기에 일어났을 때부터 피로를 느끼고, 낮에는 꾸벅꾸벅 졸면서 업무나 학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실제로 수면 장애는 3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질병이다.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수면 장애를 겪는 환자가 무려 124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수면의 뇌과학』은 뇌과학을 바탕으로 현대인이 늘 시달리는 만성피로, 불면증 등 수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쉽고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우리가 어떻게, 왜 잠을 자는지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단순 불면증부터 수면무호흡까지 크고 작은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메이저리그, NBA리그 등 프로 운동선수의 수면 주치의로 최상의 성과를 이끌어낸 비법을 공개하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더 놀고 싶어서,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잠을 후순위로 미룬다. 그러나 최상의 성과를 내고 싶다면 무엇보다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은 신경계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글림프 시스템의 효율을 160퍼센트 이상 향상시켜 우리 몸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 윈터는 메이저리그, NBA리그 등 프로 운동선수들의 수면 주치의일 뿐만 아니라, 미군과 여러 대기업의 수면 자문역을 맡아 수면과 기량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왔다. 원정 경기를 할 때 언제 버스에 타야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지 조언하고, 큰 경기를 앞두거나 안 좋은 성적은 낸 뒤에 잠을 못 이루는 선수와 상담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풍부한 임상 경험과 다양한 신경과학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이 책의 1부에서는 잠이 왜 중요하며 우리는 어떤 메커니즘으로 잠자고 일어나는지를 이해시킨다. 만약 아무리 오래 자도 푹 잔 것 같지 않거나, 밤에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2부에서 자신의 문제를 진단하고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잘못된 정보와 신문 기사 등으로 불면증을 둘러싼 오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수면과 각성 상태를 하나의 스위치로 켜고 끌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 때문에 ‘잠잘 타이밍을 놓치면 밤새 깨어 있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졸음 시스템과 각성 시스템이 따로 존재하며, 각성 시스템을 가라앉혀 졸음 시스템을 우위에 두면 ‘잠잘 타이밍’을 놓쳐도 언제든 편히 잠들 수 있다. 또한 꿈을 꾸면 잠을 설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푹 잤다고 여기는 생각 역시 잘못된 것이라 지적한다. 꿈 수면은 몸의 통증 완화 작용을 담당해서 오히려 꿈을 꾸지 않으면 우리의 지친 몸은 회복할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저 모두가 꿈을 꾸지만 꿈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인다. 나아가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통념도 수면의 메커니즘 측면에서 보면 사실과 다르다고 짚는다. 우리는 아침형이나 저녁형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는 저녁형 인간이었다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체내 시계가 조금씩 아침형으로 당겨지는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어떤 크로노타입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기상 시각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수면을 안정화시켜 최상의 성과를 내는 핵심 비결이라고 일러준다.
이처럼 『수면의 뇌과학』은 수면에 관한 여러 오해를 바로잡고, 평균 수면 시간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적정 수면 시간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면의 질과 수면 효율을 파악하는 법부터 제때 자지 못해서 수면 부채가 쌓이면 주말에 몰아서 자도 되는지 등 일상에서 궁금했던 각종 수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가이드한다.
또한 피로도나 졸음 정도를 측정하는 자가 테스트 방법까지 제공해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게 하며, 과학적 설명이 필요할 때는 다양한 그림과 그래프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수면은 배울 수 있는 기술이다!
인생을 두 배로 살게 하는 뇌과학 기반 수면 사용설명서
『수면의 뇌과학』은 저자가 진료실에서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좀 더 쉬운 비유와 설명을 찾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그와 같은 30여 년에 걸친 임상 경험 끝에 수면 역시 외국어 학습이나 체중 감량처럼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술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수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삶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와 정신 건강, 신체적 기저질환까지 포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차원적 대응인 무분별한 수면제 남용과 수면보조제 복용을 경고한다. 솜으로 틀어막아도 코피가 계속 멎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해야 하듯이 수면도 마찬가지다. 조급한 마음은 금물이며, 생활 전반을 점검하고 차근차근 고쳐나가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수면 및 각성 패턴인 크로노타입을 점검하고, 적정 수면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수 있다. 침구, 소음 수준, 조명 등 아늑한 수면 환경을 조성하고, 수면 루틴을 만들어 때가 되면 졸리고 눕자마자 저절로 잠드는 법도 배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면 센터에 가길 꺼리는 이들에게 수면다원검사의 과정과 준비물을 상세히 설명하고 결과지를 읽는 법까지 소개한다.
『수면의 뇌과학』을 통해 제대로 자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면 잠이 단지 하루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지엽적인 요소가 아니라 인생의 기분 관리, 업무 효율 향상, 질병 개선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작동하는 마스터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