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뇌. 뇌 신경세포의 연결인 시냅스를 정리하는 데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은 언제일까? 바로 청소년기이다. UCLA 의대 정신의학 임상교수 대니얼 J. 시겔 교수가 ‘십대의 두뇌는 희망이다’(최욱림 옮김 | 처음북스 펴낾)를 출간했다.
최근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던 충격적인 총기사건이나 공공장소에서의 폭탄테러는 거의 대부분 청소년기 남성에 의해 자행되었다. 흔히 청소년들은 호르몬의 폭발로 감정의 질풍노도를 겪게 되며 미숙하다고 한다. 그러나 대니얼 시겔 교수는 뇌과학과 자신의 자녀 양육기와 많은 임상사례를 예로 들며 강렬한 감수성, 참여, 창조성으로 개인과 인류과 필요로 하는 핵심적인 특징을 가진 시기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청소년을 성장진행 중인 인간이자 성인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존재로 존중한다.
인간 뇌에서 뉴런 수의 증가는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어 사춘기 이전까지 이어진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우리가 무언가 배우고 발달할 때부터 조금씩 일어나는데, 뉴런과 시냅스의 전체적인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 때가 청소년기이다. 그동안 사용했던 것들은 남기고 불필요해 보이는 것들은 폐기한다. 그리고 가소성(plasticity)을 가지는 뇌는 주의를 집중하면 기존 연결회로를 유지하고 강화할 뿐 아니라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더욱 발달시킨다. 그것은 청소년 뿐 아니라 심지어 90대 노인에게서도 가능하다.
청소년기에 뇌가 변화하는 두 번째 방식은 뉴런 간의 연결회로를 감싸는 얇은 막인 '미엘린'이 생성되는 것이다. '뉴런 활성화'를 통해 정보가 더욱 빠르게 흐르고 정확하게 전달된다.
특히 이 책에서 신체와 인간관계 그리고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저자가 공들여 설명하는 것은 이전 그의 책 <마음을 여는 기술>에서도 소개했던 마인드사이트(mindsight)이다. 이는 정신을 '보거나'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저자가 의학대학원에서 만든 단어이다. 그는 마인드사이트를 통찰력과 공감력, 통합력을 높이는 기술로 소개하며 ▲내면 관찰 ▲명상 ▲대화 등의 실천방법을 전한다.
이같은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청소년기에는 건강하고 필수적인 특징을 존중하고 그 힘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뇌통합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두뇌활용을 위한 학문인 뇌교육 BEST 5단계(뇌교육 5단계) '뇌통합하기'에서 제안하는 것과도 방향을 같이 한다. 자신의 뇌를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며, 판단과 실천을 잘 할 수 있도록 뇌통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좋은 방식이 명상이다. 저자는 내면에 주의를 집중하며 삶을 통합으로 이끌기 위해 호흡과 규칙적인 명상을 하라고 권한다. 명상은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는 렌즈와도 같은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읽기, 쓰기, 수학 등 커리큘럼을 벗어나 성찰, 관계, 회복력과 같은 인성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니얼 시겔은 앞서 ‘내 아이를 위한 브레인 코칭’, ‘마음을 여는 기술’ 등의 저서를 통해 뇌과학의 신비와 인간의 행동에 대해 깊이 있는 조언을 해왔다. 또한 이번 책 ‘십대의 두뇌는 희망이다’를 통해 청소년기인 십대와 이십대, 그리고 그 시기를 겪어 온 어른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제시하고 있다.
대니얼 시겔 ㅣ 최욱림 옮김 ㅣ 처음북스 ㅣ 15,000원
글. 조해리 뇌과학 전문기자 hsav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