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지음 | 김명남 옮김 | 김영사 펴냄
《지상 최대의 쇼》는 리처드 도킨스의 열 번째 책이다. 《만들어진 신》에서 무신론을 옹호하면서 분노를 표출한 바 있는 저자는 이제 적의를 버린 채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한 진화의 증거들을 선보인다. 이 책은 그 자체로 아주 잘 쓰인 진화론 입문서다.
진화라는 현상, 무작위적 변이와 무작위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는 다윈의 이론, 적응, 종 분화와 분포, 복제자와 운반자, 화석 기록, 종 분류의 임의성, 친족관계와 계통수, 무기 경쟁 등 거의 모든 주제에 관해 환상적인 예제들과 기발한 실험들이 망라되어 있다.
진화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인가? 그렇다면 어떤 증거들이 있는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도킨스는 자신의 영웅인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우선 인위 선택(가축화)의 증거들로 인간에 의한 사육을 다룬다. 종자 선별에 의해 급속도로 진화한 개, 소, 비둘기, 양배추에 관해 얘기한다.
“인간 사육사가 고작 몇 백 년이나 몇 천 년 만에 늑대를 페키니즈로, 야생 양배추를 콜리플라워로 변형시킬 수 있다면, 야생 동식물의 무작위적이지 않은 생존이 수백만 년에 걸쳐서 같은 일을 해내지 못하란 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하면서, 서서히 자연 선택의 증거들로 독자를 유인한다.
가령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 형태,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화석들이 그간 얼마나 많이 발견되었는지 그림과 설명으로 똑똑히 보여주면서 화석 증거의 확고함에 대해 다룬다.
담당·강윤정 chiw55@brai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