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다반사] <대통령의 시간>, MB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시사다반사] <대통령의 시간>, MB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 그리고 리더의 덕목

‘기-승-전-자화자찬’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2008-2013>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 책의 마무리는 ‘MB자랑’이라 할 수 있다. 

총 12장 800쪽 분량으로 이뤄진 그의 회고록은 ‘이명박’이라는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해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정치, 외교, 통일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담고 있다. 이 전 대통령 퇴임 직후부터 1년 6개월 동안 매주 참모들이 모여 회고록 집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라며 "대통령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MB정부 참모진들의 집단 기억을 기록한 책”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환경파괴를 문제로 큰 논란을 빚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세계 금융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한국이 즉각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어떻게 그렇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정 투자에 나설 수 있었나”라고 물어왔다고 서술했다. 회고록은 "4대강 사업을 두고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이라 불리며 국제사회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스스로 칭찬했다.

‘명박산성’을 탄생시키며 취임 초기 국가적 혼란을 가져온 ‘광우병 사태’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약속을 안 지켰다”고 회고록에 담았다. 2008년 정권 인수기에 노 전 대통령에게 한-미 쇠고기 협상을 임기 내에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 그래도 민감한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그 사실 여부를 떠나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전 대통령은 “김정일은 나를 계속 만나고 싶어 했다”며 북한이 다섯 번이나 직간접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핵 문제 등) 조건 없는 정상회담이라는 원칙을 지키느라 실제 회담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더 값진 일”이라는 자평도 덧붙였다.

회고록(回顧錄)이란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기록이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통해 그가 지난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너무나 명쾌하게 보여주었다. 덕분에 그 5년이라는 시간을 가슴 답답하게 살아낸 나의 시간은 무슨 의미였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마지막으로 한민족의 3대 경전으로 366가지 가르침을 담고 있는 <참전계경> 제248사 ‘공아(空我)'를 덧붙인다. 

지도자(밝은이)란 무리와 함께 있을 때는 무리를 위해 자신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무리와 떨어져 있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후하게 하고 자신에게 박하게 하며, 무리와 함께 근심하되 모든 근심을 혼자 당한 듯 떠맡는다. 

리더란 모름지기 자신(我)을 비워야(空) 한다. 자기가 너무 많은 사람은 리더에 적합하지 않다. 제 것이 언제나 우선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과(功過)를 논함에 있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공(功)을 우선시하고 남의 과(過)를 들춰내는 것은, 무리의 근심을 모두 무리에게 떠맡기는 것은 리더라 하기 어렵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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