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뇌교육이 중남미의 엘살바도르 교육에 꿈과 희망이 되고 있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18일 국제뇌교육협회(회장 이승헌)가 주최한 '2013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에서 뇌교육은 오랜 내전으로 마약, 폭력, 살인 등의 문제가 심각한 엘살바도르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일깨우고 꿈과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2013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뇌, 행복교육을 말하다'가 열린 18일 서울 플라자호텔의 그랜드볼룸은 600여 명의 교육관계자, 학부모,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글로벌사이버대학교와 교육부가 함께 진행한 글로벌원조사업 '뇌교육 지원 프로젝트' 사례발표였다. 엘살바도르 교육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수도인 산살바도르 4개 학교에서 3개월간 뇌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학생들의 정서안정 및 성적향상, 결석률 감소 등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이후 엘살바도르 내 180여 개 학교에 뇌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특히 4개 학교 중 엘살바도르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던 호아낀 로데스노(Joaquin Rodezno) 학교는 괄목한 만한 변화를 보였다. 이 학교 글로리아 뮬러 교장이 이날 심포지엄에서 직접 사례 발표를 하였다.
▲ '2013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는 글로리아 뮬러 엘살바도르 호아낀 로데스노 교장.
뮬러 교장은 각종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통해 뇌교육을 하기 전후의 학교상황을 진솔하게 보여주었다.
글로리아 뮬러 교장은 "교사는 매일 1시간, 학생은 1주에 45분씩 뇌교육 수업을 받는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며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감정 컨트롤이 가능해졌다. 또 학생들은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우리 학교를 넘어 엘살바도르 전 학교에 뇌교육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뮬러 교장은 이미 지난 16일 한국의 뇌교육 수업을 하는 학교를 방문하고, 뇌교육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만나기도 했다(기사 보러가기 클릭). 한국에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뮬러 교장을 심포지엄 발표 직후 인터뷰했다.
▲ 글로리아 뮬러 교장.
오늘 600여 명 청중 앞에서 발표한 소감은 어떠한가?
매우 만족스럽다. 엘살바도르 성공사례를 한국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뇌교육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 한국에 대해 알고 있었나? 프로젝트 전후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 했다. 뇌교육을 알고 난 뒤 한국이 매우 평화적인 나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다. 멀리 엘살바도르까지 뇌교육을 도입하고 원조를 할 정도로 한국은 매우 친절한 것 같다.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는 뇌교육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주 1회 45분 동안 뇌교육 수업을 한다. 학교에 컴퓨터 수업을 받기 위해 오는 교사들은 토요일 혹은 주말에 뇌교육을 한다. 우리 학교에서 뇌교육을 배운 교사들은 매일 45분씩 뇌교육을 하고 있다.
심포지엄 때 발표를 보니 뇌교육을 하기 전후가 놀라울 만큼 달라져 있었다. 학교 안의 갱단이나 마약하는 학생이 뇌교육을 하고나서 마약을 끊고 학업에 열중했는가?
대답은 늘 '예'라고 말한다. 아무리 바뀌었다 해도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발표에서 사실적인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시간이 더 많았다면 더 많은 자료를 소개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 호아낀 로데스노 학교 학생들이 뇌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글로리아 뮬러 교장 제공)
현재 엘살바도르 뇌교육은 몇 개 학교에서 하고 있는가?
교사 뿐 아니라 교사의 가족, 자녀까지 건강과 복지를 담당하는 ISBM(엘살바도르 교육부 산하 교사 단체)은 현재 약 8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교육부와 ISBM이 함께 전국의 엘살바도르 학교에 뇌교육을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77개 학교에서 뇌교육 수업을 하고 있고, 교사는 1만 8천여 명 정도이다. 현재 뇌교육을 지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뇌교육 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 차이 점은 뇌교육은 자신을 알고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호흡과 명상 등으로 이루어진 뇌교육 수업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자기 안의 가능성을 발견하며, 무언가 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준다. 본인의 가치를 알면 다른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그 사람의 가치 역시 존중할 수 있게 된다.
며칠 전 뇌교육 수업을 하고 있는 한국의 학교를 방문했다. 또 뇌교육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학교와 다른 점이 있었나?
뇌교육을 지도하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엘살바도르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다만 한국은 인프라나 학교 시설에서 가난한 엘살바도르에 비하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면에서만 다른 것 같았다. 외진 곳에서 왔음에도 한국교사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에 거리낌 없었고 매우 친절했다.
교장 선생님은 뇌교육을 통해 어떤 점이 변화되었나?
우선 매우 강해졌다. 예전에는 걱정과 우울함, 두려움이 많았다. 뇌교육을 통해서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어떤 생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항상 웃는 법을 배웠다.
두 번째는 사회에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게 있을까 생각했는데, 사회 환원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우리 학교의 사례를 통해 엘살바도르 전국의 학교에도 뇌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토록 하는 것이 나의 비전이자 목표이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l 사진. 임선환 객원기자 ㅣ 통역. 이준호
-엘살바도르 한 언론에 보도된 뇌교육을 하기 전의 호아킨 로데스노 학교-
(영상=뮬러 교장 제공)
-뇌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호아킨 로데스노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
(영상=뮬러 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