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는 1980년부터 1992년까지 내전에 시달렸다. 그 결과 극심한 경제난이 나라 전체를 휩쓸었다. 1970년대 중남미 최대 공업국가였던 엘살바도르의 옛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극심한 경제난과 높은 실업률, 골이 깊어진 빈부격차ㅡ내전의 상처는 깊고도 심했다.
학교도 심각했다. 수도 인근 토라카테파쿠 시의 한 공립초등학교는 학부모 절반이 갱이었다. 치안도 불안했다. 낮에도 무장군인이 도시를 지키고 있지만 빈번한 총기 사고와 사회 폭력으로 늘 생명의 위협을 받는 곳이었다.
이 초등학교가 변했다. 2011년 국제뇌교육협회가 한국의 뇌교육전문가를 파견하여 ‘뇌교육 파일럿 프로그램’을 3개월간 시행하면서부터였다. 뇌교육 전문가는 이 학교 교사 24명과 8학년 학생들에게 뇌교육을 실시했다. 몸을 이완하고 기운을 느끼게 하는 뇌체조부터 시작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고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 명상과 뇌교육을 했다.
3개월 간 시행한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들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학생들 얼굴에 웃음이 되살아났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던 학생들이 학교로 달려왔다. 공부를 하지 않던 학생들이 숙제까지 해오며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팔굽혀펴기를 시작하여 25개에서 2주 만에 50개 목표를 달성한 소년은 “뇌가 얼마 중요한지 알았다”고 환호했다.
건강하고 밝아진 아이들, 성적과 집중력이 좋아진 아이들의 변화에 가장 기뻐한 이들은 교사와 학부모들이었다. 교사와 학부모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변하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엘살바도르의 언론과 국내 언론에 집중 보도되었다. 엘살바도르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2012년 8개 학교에 확대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고, 라이베리아에서도 뇌교육 전문가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엘살바도르 뇌교육 시범 프로젝트는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의 ‘글로벌교육지원사업’에 선정돼 정부 차원의 공식 원조를 진행하게 되었다. 주관 기관인 글로벌사이버대학교는 ‘엘살바도르 학생들의 정서조절 및 자존감 향상을 위한 공교육 지원 및 뇌교육 컨설팅’이란 프로젝트로 뇌교육융합학부 교수 등 5명의 연구진을 현지에 파견해 전담 교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개 학교에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였고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최근 180개 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성과를 공유하는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이 8월 18일 오전 서울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뇌, 행복교육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엘살바도르 뇌교육 시행 학교 교장이 '중남미 엘살바도르에 꽃피운 뇌교육 희망보고서'라는 제목으로 그 동안의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사례로는 행복한 교사 모임이 교사 힐링캠프, 좋은학교 커뮤니티에서 ‘학생 스스로가 만드는 ‘좋은 학교 커뮤니티’ 학부모가 ‘엄마에서 교육강사로’, 를 발표하고 해피스쿨 프로그램 사례 및 연구 발표도 진행된다. 이 심포지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의 중요성을 되돌아 보고, 교육의 주체인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 이룩한 새로운 ‘교육 변화 보고’를 통해 당면한 교육문제에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국제뇌교육협회 관계자는 "엘살바도르 뇌교육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교육원조사업의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그만큼 뇌교육 프로그램이 뛰어나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 미국에서도 뉴욕시를 비롯한 26개 도시에서 ‘뇌교육의 날’을 선포할 만큼 뇌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 타페이 시장은 2011년 12월17일 샌 타페이 시를 ‘뇌교육의 도시’로 선포하기도 했다. 현재 뇌교육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교육현장에서 21세기 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러한 성과를 국내에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고 강조했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