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빙 더 월드

[칼럼] 리빙 더 월드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17

<빅 픽처>를 통해 더글라스 케네디를 처음 접한 이후 대단한 이야기꾼이 나왔구나 싶었다. 후속작 <템테이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신작 <리빙 더 월드(Living the world)>는 좀 다른 차원에서 흥미를 느끼며 읽었다. 소설의 내용 전개는 작가의 장기대로 주인공이 사는 시간과 공간을 따라 빠르게 진행이 된다.

내용도 재미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것이 전작과는 다른 흥미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주인공 제인 하워드의 인생 궤적을 따라 인생은 고(苦)이고,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인생사라는 메시지가 동양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은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사소한 문제로 늘 말다툼을 벌이는 부모 밑에서 열세 살의 어린 제인 하워드는 본인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곧바로 무책임한 아버지는 가출하고, 어머니는 평생에 걸쳐 본인의 불행이 딸의 탓인 양 딸을 원망한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그리고 첫사랑의 죽음, 첫 번째로 이룬 가정의 파탄과 어린 딸의 사고사 등이 이어진다.

마치 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고통이 집대성된 듯한 경험들이 글을 읽는 독자의 가슴에도 안타깝게 전해질 만큼 소설에 쑥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마력인 것 같다. 이 소설은 생각해볼 거리가 꽤 있는 작품이다.

우선 어린 시절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부부의 불화가 자녀에게 많이 노출될수록 정서적으로 안정된 인성 형성에 지대한 장애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 속 주인공도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해원하지 못하고, 아버지하고는 거의 대면조차 못하는 삶을 살게 된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세상살이 조화롭기 위해서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공자 말씀처럼 가정에서의 효(孝)가 제자리를 잡고 있을 때라야 사회적인 인간관계와 조직과 사회에 대한 충(忠)이라는 개념도 자연스럽게 길러진다고 믿는다. 소설 속 주인공은 딸을 잃고 험한 세상을 견뎌낼 의지를 내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려던 계획은 주위의 도움으로 수포로 돌아가고,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다가 억울하게 고통받는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면서 다시금 삶에 대한 의지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슬픔과 우울함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날로 늘어나는 것 같다.

이런 소설이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서 읽히는 것 보면 말이다. 현대 문명 하의 각박한 삶이 지속될수록 내 삶을 둘러싼 부정적인 정보들을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명상이 더 각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명상을 생활화하고 있는 필자는 인생은 살아볼 가치가 충분한 자아실현의 장이라 믿고 있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www.u-d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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