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젠 없는 것들 1, 2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15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민주화도 이뤄낸 유일한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라 일컬어진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65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에서 15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1987년 이후부터는 군부독재를 극복하고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민주화도 실현해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다. 아니 높지 않은 게 아니라 심각함을 느낄 정도로 바닥을 기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겠다. 길지 않은 세월 동안 대한민국이 이뤄낸 성과 뒤로 우리는 무엇을 잃어왔기에 행복 실종 시대를 살게 된 걸까.

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교수님이 챙겨놓은 이젠 없는 것들과 사라져가는 아쉬운 것들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그 일단을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제목부터가 <이젠 없는 것들>이다. 2권으로 되어 있지만 각 권 200페이지를 조금 넘고, 국문학자답게 예쁘고 고운 우리말을 읽는 재미까지 곁들여져 있어 술술 읽힌다.

책의 주요 내용은 이제 중년인 필자도 기억하지 못하는 오래 전 모습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련한 그리움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우리네 풍경과 정서에 관한 것들이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하다 할 수 없었지만 소박한 행복이 충만했던 어린 시절, 대가족과 더불어 살면서 할머니의 약손 효과도 보고, 할아버지 담뱃대 터는 소리도 듣고, 형제들 또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제기차기, 자치기, 팽이 돌리기, 비석치기 등의 놀이 등등 지금은 어느덧 일상에서 사라져버린 것들에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원할 때 취할 형편이 됐던 중 장년 세대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을 것이다. 다들 엇비슷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면서도 사랑과 정을 나누고, 가족들 친구들과 복작대면서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행복했던 그 시절이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필자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는데도 이럴진대 농촌에서 나고 자란 중 장년 세대라면 더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밀려들거라 믿는다. 우리의 잃어버린 미풍양속이 되살아난다면 도시 속 삭막한 인간관계 속에서 신음하는 현대인들에게 더불어 함께 사는 희망찬 미래 한국의 모습이 현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 같다. 한국인이 한국인다운 것을 되찾는 것, 우리의 정서와 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풍습부터 다시 회복시켜 나가는 것부터가 참다운 행복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역시나 답은 우리 안에 있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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