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선경국전

[칼럼] 조선경국전

[책 읽는 명상 CEO의 북칼럼] - 7

작은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사내 규정 및 규칙을 만들고, 또 때때로 수정 보완하는 일에 늘 어려움을 느낀다. 작은 기업이 이럴진대 직원수가 수천, 수만 명이 넘는 대기업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싶고, 더 나아가서 나라를 경영하는 일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는 더더욱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그렇긴 하지만 앞으로 더 나은 자신을 꿈꾸고, 또 더 크고 행복한 조직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꿈이 있기에 부단히 견문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올해 두 번째로 도전하는 인문고전으로 <조선경국전>을 선택했다.

조선 왕조 5백 년의 기틀을 마련한 건국 헌법인 <조선경국전>은 실질적인 조선 왕조의 설계자로 알려진 삼봉 정도전이 태조 이성계에게 지어 바친 것이다. 삼봉 정도전은 조선 초기를 다룬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와서 많이 알려진 대로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이면서도 왕권 강화를 꿈꾸는 태종 이방원과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제1차 왕자의 난’때 피살된 인물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조선경국전>을 읽기 전까지 대체적으로 알고 있는 삼봉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는 단지 시운을 타고난 정치가이자 야심가가 아니라 유교적 이상국가를 꿈꾸었던 개혁가이자 국가 경영에 필요한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절세의 경륜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인사, 총무, 예산, 의전, 국방, 법무, 건설 부문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규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또한 태조 이성계에 대한 충성뿐 아니라 각 조항 곳곳에서 느껴지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깊이 느끼면서 시대를 막론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정치가가 아니었던가 생각해본다.

그가 그린 이상국가의 모습은 수도 서울의 사대문 이름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과 종각역에 있는 보신각의 이름을 모두 삼봉 정도전이 지었다 한다. 숙정문의 정자가 지(智)와 매한가지라 하니 사대문 이름 속에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들어있고, 보신각의 신자가 믿을 信이니 수도 서울을 인의예지신의 본향으로 삼고자 했던 그의 뜻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만 하다 하겠다.

뭔가 작은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는 더 큰 고민을 해보는 것도 방법의 하나인 것 같다. 작은 회사 경영도 쉽지 않아서 고민거리가 많지만 이럴 때 오히려 턱도 없이 더 큰 고민을 해보다 보면 작은 고민거리가 우스워 보이기도 하고, 때론 잘 해결되기도 하기에 드리는 말이다.

해결해야 할 일들은 늘 우리 곁에 널려 있다. 그것을 수평적으로 바라보면서 골머리를 앓는 것 보다는 수직으로 내려다보면 좀 더 넓게 보면서 해결책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해결책을 수직으로 바라보는 습관 교정을 위해서라도 명상 수련을 권하고 싶다.





글. 우종무 (주)HSP컨설팅 유답 대표
www.u-dap.com 
http://facebook.com/bellrock96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