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운동할 결심을 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처음에는 열심을 내다가도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어느새 누워서 티브이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간식을 먹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운동이 그렇게 건강에 좋은 것이라면, 왜 진화의 메커니즘은 기꺼이 운동을 하고자 하는 인자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문명의 폐해라고 주장하기엔, 틈만 나면 눕거나 앉는 원시 부족들의 증거가 너무나 많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과 인류학의 관점 아래, 운동에 관한 진실에 접근해나간다. 그저 생물학, 생리학으로만 보면 의문투성이이던 것들이 진화와 인류학의 빛 아래 명쾌하게 해명된다.
저자는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로, 고생물학과 해부학, 생리학, 실험 생체역학 등을 종횡무진하며 독특한 운동의 과학을 제시한다. 총 4부 13장의 구성으로 비활동부터 시작해 근력, 지구력, 나아가 운동 잘 하는 방법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른다.
앉기, 잠, 걷기, 달리기, 춤추기, 들기 등 운동 관련 신체 활동들에 대해 ‘12가지 미신’을 제시하고, 이를 하나하나 도장 깨듯이 조목조목 살펴본다. 저자의 위트 있는 에세이를 읽다 보면 어느새 흥미로운 교양 지식에 이르러 있는, 그리고 꼼지락거리고 있는 독자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 귀찮을까? 운동이 정말 ‘마법의 알약’이라면, 지금은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안 움직이는데도 왜 대체로 더 오래 사는 것일까?
달리기를 하면 오히려 무릎에 문제가 생길까? 앉아 있으면 건강에 나쁠 수밖에 없을까? 걷는다고 살이 빠질까? 나이 들수록 몸을 덜 움직이는 게 정상일까?
하버드대학교 인간진화생물학 교수이자 인간 신체 활동의 진화에 대한 선구적 연구자인 대니얼 리버먼이 운동에 관한 모순되고 불안을 유발하는 정보들을 면밀하게 파헤친다.
그는 운동 관련 미신 12가지를 제시하고, 그간 잘 해명되지 않았던 인간의 여러 신체 활동들을 진화생물학과 인류학의 통찰 아래 명쾌하게 설명한다.
운동에 대한 신화
운동에 대한 여러 신화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신화로 제일 먼저 손꼽히는 것이 우리 인간은 원래부터 운동을 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인류학과 진화생물학의 많은 증거들은 인간은 최대한 가만히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일관되게 가리킨다.
문제는 이러한 신화가 팽배한 나머지, 운동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은 사람들을 당위를 앞세워 다그치게 되고, 이는 운동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히게 만든다. 막무가내로 ‘저스트 두 잇’을 외치기보다는, 인간의 몸을 올바로 이해하고 진화적 본성에 맞는 운동 방법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신화는 또 다른 신화를 낳고, 여기에는 갖가지 의문들이 따른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가 흔히 듣는 것처럼 운동이 정말 ‘마법의 알약’이라서 대부분의 질병이 운동으로 고쳐지거나 예방된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안 움직이는데도 왜 더 오래 사는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일까?
저자는 소문과 낭설, 얼토당토않은 주장들이 횡행하는 운동의 세계에서 건실한 지식을 확립해나간다.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운동에 관한 미신을 12가지로 정식화하고 이를 매 챕터마다 전문지식에 바탕하여 섬세하게 바로잡는다.
이 책은 운동을 중심으로 인간의 여러 신체 활동들을 진화생물학과 인류학의 통찰 아래 명쾌하게 설명한다. 동시에 각종 질병에 어떤 운동이 어떻게 효과가 있는지, 1만보 걷기는 건강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웨이트운동과 유산소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유용한 지식들로 가득하다.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섬세한 연구 지식, 재치와 활기가 어우러진 이 책은 운동인과 비운동인 모두에게 흥미진진한 지적 경험과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