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부족하면 뇌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적정 수면시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린이와 10대는 성인보다 더 많은 잠을 필요로 한다. 자는 동안 성장기의 뇌와 신체가 열심히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수면재단(NSF, Nation Sleep Foundation)은 나이에 따른 하루 권장 수면시간을 정해놓았다. 6~13세 어린이는 하루 9~11시간, 14~17세의 청소년은 하루 8~10시간, 18~64세의 성인은 하루 7~9시간, 65세 이상이라면 하루 7~8시간을 자야 한다.
푹신한 베개를 베고 부드러운 이불을 덮은 채 편안한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은가?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그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비단 성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지 않고 최장 시간을 버틴 기록의 보유자가 10대라는 사실은 놀랄 일도 아니다. 1964년 17세의 랜디 가드너Randy Gardner는 과학 실습 과제의 주제로 ‘잠을 안 자면 어떻게 될까’를 선택해 실험했다. 11일을 잠을 자지 않고 버틴 뒤 실험이 끝났을 때 랜디의 뇌는 곤죽이 되어 있었다. 그는 기억을 하지 못했다. 마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것 같았다.
수면 부족이 정신질환을 촉발하기도 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불면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약 10배 높으며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은 17배 높다. 수면 부족은 정신질환의 원인이자 결과인 것이다.
수면 부족은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고 그 결과로 우리는 우울과 불안을 느낀다. 이러한 작동 사이클은 편도체와 전전두피질 간 연결망이 형성되는 중인 10대에게 특히 위험하다.
수면 부족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50명의 1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사이먼이라는 청소년도 참여했다. 사이먼의 수면시간은 6.5시간으로 제한되었다. 이는 평소 사이먼의 평일 수면량과 비슷했지만 주말 수면량보다는 훨씬 적었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늘 하던 대로 주말에 몰아서 잠을 자지 못하니 그는 피곤해하며 활기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더 불안해하며 화를 쉽게 냈다. 사이먼의 어머니는 그가 더 반항적으로 변했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불안장애와 산후우울증에서 벗어난 이후 뇌와 운동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온 뇌과학자 제니퍼 헤이스의 《운동의 뇌과학》 중에서
※ 인사이트는 《브레인》에서 선정한 뇌과학 도서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인간의 뇌에 대한 아포리즘 및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