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15편] 뇌발달 촉진제, 본질적 자신감

[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15편] 뇌발달 촉진제, 본질적 자신감



“민지야, 이 약 먹어야 하는데 말이야, 약 먹을 거야, 안 먹을 거야? 이 약 먹으면 네가 좋아하는 장난감 사줄게, 한 번만 먹어주라. 빨리 약 먹고 장난감 사러가자!”마음 약한 엄마가 아이에게 약을 먹여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려는 뜻에서, 매우 친절하게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고 꼬드기며 간청하는 장면이다.

이러한 엄마의 태도는 아이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매우 해로운 태도이다. 아이가 아파서 약을 먹어야 한다면 아이에게 의사를 물어본다거나 꼬드기려고 노력하거나 간청해야할 필요가 없다. 약은 먹어야 하는 것이기에 아이에게 솔직하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즉, “민지야, 이 약은 조금 쓴데, 이 약을 먹으면 아프지 않게 되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단다. 그러니 조금 참고 이 약을 먹자”라고 말하면 된다. 

▲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도 자기 나름의 생각과 행동의 힘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경험을 자주 할 때, 우리 뇌 속에는 어떤 특정한 느낌이 깊이 새겨진다.<사진=Pixabay 이미지>

아이들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작은 어려움은 물론 큰 어려움을 만날 수도 있다. 그 때마다 좌절하고 일어서지 못한다면 삶은 무척 고달프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어려움은 참고 이겨내는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힘은 바로 매일 매일의 일상생활 속에서 배워야 한다. 쓴 약을 참고 먹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쓴 약 하나 먹지 못하고 피하는 아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아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그 울타리 안에 갇히게 되어 더 넓고 풍요로운 세상이 있음을 알지 못할 수 있다.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려운 일이나 힘든 일을 싫어하고,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도전과 어려움은 뇌의 시냅스 생성을 촉진시키게 되고 두뇌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도전에 직면할 때, 처음에는 불안하거나 스트레스 반응이 발생한다. 우리의 뇌피질 그물망은 바로 그 순간에 모든 것이 삐걱거리고 뒤죽박죽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초기단계에서 뇌 속에 형성되는 제어시스템은 중추신경계의 노르아드레날린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소위 교통 정체나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작동되는 비상시스템 같은 것으로 모든 신경세포 전체가 갑자기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그 결과, 정보흐름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되어 결국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노르아드레날린 시스템의 활성화가 거듭되면 신경접속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사실은 처음에는 아무리 어려웠던 행동이라도 일단 한 번 제대로 해내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훨씬 잘하게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무 힘 안들이고 해내게 되고, 이런 행동은 점차 궤도가 잡혀 가면서 일상사로 변한다. 나중에는 전혀 긴장하거나 새롭게 애쓸 필요가 없는 일이 된다.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도 자기 나름의 생각과 행동의 힘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경험을 자주 할 때, 우리 뇌 속에는 어떤 특정한 느낌이 깊이 새겨진다. 남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해내서 뿌듯하면 뿌듯할수록 그만큼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갖게 되는데, 뇌교육에서는 이를 ‘본질적 자신감’이라고 한다.

본질적 자신감은 타인의 칭찬으로 인한 자신감이나, 경쟁에서 이겼을 때 생기는 자신감과 구분되는 자신감이다. 따라서 뇌교육에서는 어려움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하면 뇌가 좋아져요’라는 모토 아래 어려움을 참고 이겨냈을 때, 인내심, 절제력, 책임감 그리고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결국, 우리가 본질적 자신감을 가질 때 삶에 확신이 생기고 어려움 앞에 의연하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대하는 엄마들의 태도이다. 최근에는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아이 같은 젊은 엄마’들이 많다. 아이 같은 엄마는 아이가 조금 힘들거나 불편한 것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지를 못한다. 아이 우는 소리를 듣는 것이 무척 괴롭고, 작은 어려움도 얼른 달려가서 불편함을 해결해주어야 할 것 같고, 아이 앞에서 한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엄마는 무조건 잘해주는 것이 엄마가 할 일인 줄 안다.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울더라도 그냥 놔둬야 하고, 아무리 먹고 싶어 해도 주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엄마 마음이 약해지면 아이는 더 약해지고, 엄마 마음이 강해지면 아이도 엄마 따라 강해지는 법이다.

엄마 마음이 아이 앞에서  약해지지 않으려면 항상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리고 작은 사랑이 아닌 큰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큰 사랑은 아이가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즉, 아이가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이 아파도 참고 견뎌야 할 때가 많다. 이러한 태도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부모의 태도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부모는 운동코치 같은 양육태도를 보인다. 운동코치는 자신이 직접 운동장에서 뛰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잘 뛸 수 있도록 삶의 방법과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문제를 아이가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아이의 능력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정말 아이를 도와주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아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아이는 정신이 건강하고 바르며 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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