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강은희 장관 "무모했기에 일어설 수 있었다"

여가부 강은희 장관 "무모했기에 일어설 수 있었다"

[인터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기자단, 여성가족부 강은희 장관과 만나다1

국내최초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학생기자단 6명(김권우, 김규리, 김서희, 김영철, 황현정, 켄자)이 지난 18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정부청사에서 벤자민학교의 멘토인 여성가족부 강은희 장관과 만났다.

평소 청소년들에 관심이 많다는 강 장관은 환한 웃음으로 학생 기자단을 맞이했다. 이날 학생기자단은 ▲꿈 ▲청소년 정책 ▲인성교육 ▲다문화 정책 등을 주제로 인터뷰하여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혔다.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벤자민학교 학생 기자단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브레인미디어는 벤자민학교 학생 기자단과 강은희 장관과의 인터뷰 기사를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보도한다. 본 기사는 인터뷰 1편 기사이다. 
 
Q. 김서희 학생 기자 (17세, 여, 벤자민학교 4기 재학) : 벤자민학교 입학 후 시간과 기회가 많아 그동안 하고 싶었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로 인해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 있었는지 알고 노력합니다.  그 결과 글로벌 CEO라는 꿈을 갖게 되었는데 장관님은 10대 시절, 어떤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글로벌 CEO가 되려면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웃음)

우선 제 경우에는 직업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10대 때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과학이었는데, 요즘 식으로 말하면 '과학 덕후'였지요. 그중 화학과 물리를 좋아해서 관련 서적과 잡지 등을 많이 봤어요.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어느 특정 부분에 관심만 있으면 그 분야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요. 그러나 예전에는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직접 발로 뛰며 전문가에게 부탁하거나 정보를 찾아다녔죠.

이후 물리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무언가 안 되면 그 해답을 스스로 찾던 기질이 남아 있어 교사 생활할 때 잘 활용되었어요. 당시 재직 중이던 학교는 실험도구가 없었지만,  실험할 수 없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아이들에게 실험과정과 결과를 보여주었죠.

물리 교사를 5년 정도 한 후 사업을 시작했어요. 컴퓨터 관련 사업이었는데 곧 사업에 실패했어요. 그 일이 있고 힘들었을 때, 경북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전산 교육 컨설팅으로 대학생 전반에 컴퓨터 수업을 하는 데 채용이 되었죠.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다 외환위기 당시 다시 창업에 뛰어들었어요. 성격상 반복되는 직장생활이 새로운 것이 없어 지루하게 느껴졌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과감하게 '지금이 기회다'라고 생각했고, 무모했기에 일어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5~20년 정도 회사를 운영하다 국회의원이 되었고, 또 장관이 되었어요. 여러분 때는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어요. 저 역시 모든 과정이 이곳으로 오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 벤자민학교 학생 기자단과 강은희 장관이 자리에 둘러 앉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황현정 기자>

Q. 김권우 (19세, 남, 벤자민학교 3기 졸업) : 그렇다면 사업에 실패하시고 힘들었을 때 어떻게 이겨냈나요?

"여러분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감하지 못할 수 있지만, 엄마였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과연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 어려운 상황에서 용감히 대처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에요. 만약 싱글이었다면 자포자기 했을 수도 있고, 다시 큰일을 도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책임져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짐이 될 수도 있지만, 나를 완전히 망하게 하지 않는 힘이기도 하죠. 저에게는 아이들이 나를 새로 일어나게 할 원동력이었어요. 만약 아이들이 없었다면 실패했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좌절에 빠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Q. 김규리 (19세, 여, 벤자민학교 3기 졸업) : 국회에서 교육위으로 활동했다고 들었습니다. 교육에 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중학생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1년간 벤자민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체험한 저로서는 그 시점이 조금 이르고, 시간도 짧게만 느껴집니다. 장관님은 자유학년제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실 자유학기제도 처음 등장했을 때 굉장히 획기적인 교육과정이었어요. 그때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했죠. 그러나 시간이 점차 지나 지금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고 대상 학생이 어리다는 것에 아쉬움은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더 자신의 진로나 꿈에 관해 성숙해진 시기인 고등학생때 1년간 경험하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을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와 닿게 되는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대로 찾을 수 있게 되겠죠.

여러분들이 벤자민학교에서 △음악 △체육 △미술 △봉사 등을 하면서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일반학교의 교사들은 이런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어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이제는 교사들도 충분히 준비해서 과감해질 것으로 기대해요.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들도 그동안 다른 질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기존 교육 방식 안에서 아이들이 잘 자라길 원해요. 그래서 그 틀 안에 자꾸 가두려 하죠.

반면, 아이들은 이미 과거 부모들이 컸던 환경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요. 그래서 더 새롭게 경험하고 싶어 하고, 그에 대한 도전이 자유학년제 학교를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분야를 하든 이 1년이 의미 있으려면 과정 내에서 충분히 성실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놀 때도 제대로 놀아보고 어느 정도 빈둥거리는 시간도 필요하죠. 그 과정에서 다시 용기를 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이 경험하고 체험하며 창의성과 자기주도성이 길러지는 것이고, 꿈을 찾은 학생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할 때 목적이 생기니까 공부가 재밌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따라 (자유학년제에)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글. 황현정 기자 guswjd75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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