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안승문 교육자문관은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것은 잘 노는 능력"이며 "본연의 인성, 배려, 소통능력, 그리고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인공지능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노는 능력’,
여가를 즐기고 설계할 줄 아는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AI시대의 도래에 대해 처음에는 미래 직업에 대한 걱정이었다가 이제는 교육 문제로 바뀌었다. 과연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고민한다. 코팅교육 열풍도 불고.
인공지능 시대라고 하면 뭔가를 과도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컴퓨터나 자동화 로봇이 많은 것을 해내는 시대가 될수록 ‘사람관계’가 중요하다. 사람이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사람 본연의 관계, 본연의 인성, 본연의 배려, 소통능력이 미래역량이 된다. 코딩은 기타를 배우는 것처럼 하나의 기능일 뿐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노는 능력’이다. 혼자 10시간 일했던 것을 3~4사람이 3시간씩 일하는 것으로 일자리도 나누고, 혼자 돈을 많이 벌어서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겠다는 것이 필요하다. 혼자 ‘워크홀릭’이 돼서 일한다고 인정받는 인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미래에는 하루 3~5시간 근무제가 올수 있다. 나머지 시간을 컨퍼런스나 워크숍을 참여한다든지 독서토론, 여행 등을 통해 의미 있게 써야 한다. AI시대에는 주어진 여가시간을 잘 활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여가를 설계할 줄 아는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올해 중학교 과정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었다. 선행학습 우려가 현실이 되거나 직업탐방처럼 깊이 있는 체험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자유학기제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중학교 1학년 대상으로 직업‧진로탐색과 결합한 지금의 자유학기제는 바보 같은 정책이 돼버렸다. 요즘 중학교 1학년은 진로를 생각할 나이가 아니다. 시키는 공부만 해서 ‘생각하는 힘’이 떨어진다. 아일랜드 전환학년제, 덴마크 애프터스콜래 등이 모두 고등학교 1학년 때에 한다. 그것이 성장발달단계에 맞다.
자유학기제가 아닌 자유학년제로,
중학교, 스스로 찾고 탐구하고 토론하는 21세기형 교육 실험하는 과정이 되야
진로탐색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자유학년제 하는 것이 성장발달단계에 맞아
그러면 자유학기제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중학교 전체가 자유학년제로 운영되어야 한다. 입시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새로운 개념의 21세기형 교육을 실험하는 게 중학교 단계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학기제’라는 명칭도 ‘학년제’로 바꾸고 선생님 중심의 가르침위주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찾고 탐구하고 도전하고 공연하고 발표하는 새로운 수업이 일어나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 진로탐색과 관련된 자유학년제는 고등학교 단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곽시현 학생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는 3개월간 경제활동을 하여 스스로 도전에 필요한 비용을 준비하는 과정이 있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갔는데 “대안학교 학생들은 나쁜 학생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안학교 학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안학교를 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특별히 문제가 있다거나 불량하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의 학교교육 안에서 무조건 순응하는 사람보다는 뭔가 일탈을 꿈꾸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인성영재학교는 졸업하면 복학을 하는가? (400여 명 중 절반은 고등학교로 복학하고, 절반은 대입검정고시를 보는 편이다.)
▲ 안승문 서울시 교육자문관은 "자유학기제는 자유학년제로 전환해야 할 "이라며 "중학교에서 21세기형 교육을 실험하고, 고등학교 과정에서 진로탐색을 하는 것이 성장발달단계에 맞다."고 소견을 밝혔다.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복지가 함께 풀려야,
복지가 제대로 되야 죽을 둥 살 둥 하는 경쟁 해결된다
사회에서는 대안학교 학생을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사회적 시각에 대한 의견은?
정해져 있는 것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중요하다. 틀에 박힌 삶에 적응하기만 하는 사람만 있어서는 세상이 잘 안 바뀐다. 일탈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나도 2002년 교육위원의 삶을 선택하면서 안정적인 교사로서의 삶을 포기했다. 우리나라는 겸직이 금지되어 있다. 2006년 교육위원 낙선 후에는 스웨덴 웁살라대학에 연구원으로 초대해달라고 무작정 편지를 썼는데 승낙해줘서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우리나라에 소개할 수 있었다. 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죽을 둥 살 둥 하는 경쟁을 없앨 수 없다. 최소한의 삶을 만들어줘야 한다.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복지가 함께 풀려야 한다. 친환경 무상급식도 대학등록금 반값정책도 복지의 하나다. 나가서 의료의 경우도 북유럽 등지에서 큰 병은 나라가 책임진다.
교육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학벌에 따른 임금격차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나?
내 의견으로 학력 간 직종 간 임금격차는 해소되어야 할 문제이다. 북유럽의 경우 대학교수와 택시운전자 간의 임금이 50~100만원 정도 차이난다. 그러나 세금을 내고나면 50만원 이내로 줄어든다. 공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50만원 더 받으려고 모두 대학에 매달리지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려면 임금격차가 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사회적 가치의 문제’이다. 지금은 청소 일이나 농사 등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한다. 또 동일 노동을 하는 사람들 간에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격차를 두는 것은 아주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한다. 학력 간 임금 차별이 줄어야 사회의 경쟁이 줄어든다.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이자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의 전제조건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본다.
끝으로 서울시가 교육개혁을 하여 가시화된 성과가 나타나려면 얼마나 걸리나?
어떤 것은 금방 성과가 나타나겠지만 대부분 시간이 걸리는 것이 있다. 핀란드와 같은 곳은 20년이 걸렸는데 우리는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10년이면 해낼 수 있다고 본다. 중앙정부, 시도교육청, 시도지사, 기초단체장, 민간,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협력하면서 큰 방향을 함께 만들어서 노력하면 우리나라에 희망이 있다.
▲ 안승문 서울시 교육자문관은 이날 동행 취재한 곽시현 학생기자(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요청을 흔쾌히 승낙해 벤자민학교의 멘토가 되었다.
이날 안승문 교육자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와 곽시현 학생기자에게 큰 관심을 나타냈다. 곽시현 학생은 편견없는 시선으로 자유학년제 학생들을 응원하는 안 자문에게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들, 후배들을 위해 멘토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고, 안 자문은 흔쾌히 승낙했다.
[안승문 교육자문 인터뷰1: 학생과 함께 결정하는 교사의 권한 확대한 피라미드 구조되어야]
https://www.brainmedia.co.kr/brainWorldMedia/ContentView.aspx?contIdx=18899
글. 강나리 기자 heonjukk@naver.com / 사진. 강나리 기자, 곽시현 학생기자(벤자민인성영재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