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세상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가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세상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특별기획] 대한민국發 교육 실험,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주목하다 
[4편] 학생과 부모, 교사가 말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이런 대안학교입니다"

[흔히 교육의 3 주체라고 하면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이야기합니다. 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성원들입니다. 세상에 없던 5無 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3 주체를 만나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엄마 양미순 씨의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일반 학교에 보내자니 획일적인 교육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대안학교에 보내자니 워킹맘인 양 씨가 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다른 아이들처럼 일반 학교를 보내고 지내던 어느 날,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알게 되었습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오지혜 양, 3기 지윤 양의 어머니, 양미순 씨

"요즘 대안학교 찾는 부모들 많아요. 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거죠. 여건이 되는 부모들은 직접 홈스쿨링해서 키우는 집들도 꽤 있고요. (두 딸이) 어렸을 때부터 보내고 싶었지만 상황이 안 되어 못 보냈던 걸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가게 되면서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으로 보내게 됐어요."

양 씨의 두 딸은 모두 벤자민 출신입니다. 큰딸 오지혜 양(19)은 2기 졸업생이고, 막내딸 지윤 양(17)은 지금 3기 재학 중입니다. 지혜 양은 지난해 그림을 좋아하는 벤자민학생들을 모아서 '활개'라는 전시회를 기획하고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애니메이터로 성장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윤 양은 올해 일본, 미국에서도 개교한 벤자민학교를 통해 다양한 국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5월에는 일본 벤자민학교 학생들과 함께 한일 국토대장정을, 8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지구시민 청소년 리더십 캠프에 참가해 한국 청소년을 대표해 글로벌 지구시민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벤자민학교 1년 통해 스스로 고민하고 소통하게 될 두 딸
주도적으로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 기특해

"두 딸을 보고 있으면 좋아 보여요. 부럽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풍부한 경험을 하면서 자라길 바랐었거든요. 예전에는 포장된 채 쇼윈도에 있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정말 자연스러워 보여요. 

일반 학교 다닐 때는 생각하기를 멈추더라고요. 고민해봤자 해야 하는 게 공부뿐이니까요.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귀를 막고 있었죠. 그런데 벤자민학교 다닌 뒤로는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는 게 느껴져요.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게 많아지니까요. 귀도 열고 마음도 열고 진짜 소통하려고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 (좌) 큰딸 지혜 양이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우) 올해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지구시민 청소년 리더십캠프에서 발표하는 지윤 양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해 걱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래 아이를 둔 엄마들을 만나면 덜컥 겁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양미순 씨는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엄마가 성장하는 만큼, 아이도 성장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죠.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로서 철학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잘하는 게 다른데, 우리 사회는 획일적으로 줄 세우기를 좋아하죠. 그런데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정말 빨리 성장한답니다. 17살이면 이미 어른이에요. 다만 부모가 어리게 생각하는 거죠. 벤자민학교 진학도 아이들과 참 많은 대화를 통해서 결정했어요."

마지막으로 두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았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행복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다들 하니까 그냥 따라가는 그런 삶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자기만의 삶을 만들어간다면 뭘 하더라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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