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말합니다 "벤자민학교 1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특별기획] 대한민국發 교육 실험,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주목하다 
[4편] 학생과 부모, 교사가 말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이런 대안학교입니다"

[흔히 교육의 3 주체라고 하면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이야기합니다. 교육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성원들입니다. 세상에 없던 5無 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 3 주체를 만나보았습니다.]


김상훈 군(19)은 2014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졸업생입니다. 지금은 일반 고등학교(경북 영동고 2)에 복학했습니다. 성적은 전교 1등을 하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중학교 3년 동안 받았던 상장보다, 벤자민학교 1년 후 복학해 첫 한 학기 동안 받은 상장이 많을 만큼, 교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2학년 올라와서는 처음으로 실장(반장)도 맡았습니다.

상훈 군은 남들보다 1년 늦은 고등학교 생활이지만, 누구보다 멋지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상훈 군에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보낸 1년, 그리고 그 1년을 통해 변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김상훈 군 (경북 영동고 2,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기 졸업생) [사진=본인제공]

ㅡ벤자민학교에서의 1년,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점은 무엇인가요.

"벤자민학교 입학하면 초기에 방황하는 시간이 있어요. 기존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서 이런저런 고민들이 폭발하는 시기인데, 그 시간 동안 정말 저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오늘 하루가 어떤 의미였는지, 무엇은 좋고, 무엇은 아쉬웠는지 돌이켜보죠. 그러면서 제게 주어진 하루의 가치를 되새겼어요.

그렇게 정리된 것들을 벤자민일지(벤자민학생들이 꼭 써야 하는 일기)에 썼어요. 처음에는 뭘 써야 할지 몰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민에 깊이도 생기고, 저를 성찰하는 힘이 커지더라고요. 참 중요한 시간인데 지금은 일반 학교 다니느라 바빠서 잘못하고 있어요. (웃음)"

자기성찰할 수 있는 1년으로 공부의 목표 찾아
학생 저마다의 개성을 응원하는 교육 필요해

ㅡ복학했는데 벤자민학교 다니기 전과 비교해 어떤 점이 바뀌었나요.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정말 큰 차이에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를 왜 가는지 몰랐어요. 그냥 친구들 따라 왔다 갔다만 했죠.

벤자민학교에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과 관계하고, 이야기 들어주고, 도움 주는 것을 제가 좋아하더라고요. 성격 유형 검사에서도 심리 상담 쪽이 잘 맞게 나왔고요.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어요. 목표가 분명해지니까 제가 해야 하는 게 뭔지 알게 되고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학교에서 대회나 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열심히 참여해요. 올해는 처음으로 실장도 됐어요. 원래 앞에 나서는 걸 참 못했는데 말이죠. 이제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즐기게 됐어요."

▲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가 지난 9월 4일 청계광장에서 풍선으로 나비 날개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습니다. 상훈 군은 오른쪽 날개 뒷쪽에 서 있습니다.

ㅡ'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라는 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죠.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의견이 있나요. 

"참 아쉽지만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 때문에 일반 학교에서는 성적이 곧 그 학생의 전부인 것처럼 평가받아요. 성적으로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우다 보니, 참 민감한 시기(10대)에 쉽게 상처받게 되요. 저 역시 그랬었고요.

벤자민학교에서는 성적이 아니라 학생 저마다 가진 개성을 응원해주세요. 다양한 도전도 하면서 자존감이 커지고 자신감도 생겨나는 환경이에요. 내가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법, 자연스레 상대방도 배려하는 법을 벤자민학교에서 배웠어요. 우리나라 교육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ㅡ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요즘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사회 갈등이 너무 심해지는 것 같아요. 나만, 내 가족만, 우리나라만 생각하니까 갈등만 계속 커지는 것 아닐까요?

지구라는 큰 가치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지구를 살리는 사람, 지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벤자민학교에서 배웠듯이, 무엇이든 두려움보다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