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시민운동 카타르 대표 모하메드 아부 제이나브(Mohammed Abu Zeinab)
지구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전 세계 17개국 대표단과 함께 세계지구시민운동연합 대회가 열렸다. 멋스러운 이슬람 전통 모자를 쓰고 행사에 참석한 카타르 대표 모하메드 아부 제이나브(Mohammed Abu Zeinab)를 만났다.
“무척 근사한 놀이터에 놀러 나온 어린이가 된 기분”이라며 모하메드 대표는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과 만났다. 지구시민운동의 발상지인 한국을 방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피곤할 법도 하지만 그는 “더 큰 희망과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모하메드 대표는 중동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올해 1월에는 레바논으로 건너가 10개 대학과 NGO 등 1,000여 명에게 뇌교육(Brain Education)을 전하며 지구시민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미래교육대안으로 평가받는 '평화기술' 뇌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글로벌 액션이 지구시민운동이다.
“처음에는 아주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뇌교육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체험 클래스와 지구시민운동 소개가 이뤄졌다. 그런데 그때 온 사람들 중 학교장, 대학교 학장, 여성단체 대표 등이 다음 강의를 제안해오고 강의 후에 또 다른 단체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12일 동안 레바논에 머물렀는데 그동안 20번의 미팅, 그리고 9번의 강의를 통해 1,000명에게 뇌교육, 그리고 지구시민운동을 전할 수 있었다."
▲ 모하메드 대표가 올해 1월 레바논국제대학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 사진. 그는 이 사진과 내용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근 중동에서는 시리아 난민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 관한 관심과 배려가 시급한 상황. 모하메드 대표의 강의를 들은 어느 대학의 학장은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해오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중동의 상황이 쉽지 않지만 그만큼 더 큰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레바논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힘든 상황일수록 희망도 크다는 것이다. 시리아 인접국으로 레바논은 다양한 사회 문제가 증폭되어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면서 사람들이 근본적인 변화, 진정한 평화를 위하여 정말 뇌교육과 지구시민운동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하메드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 프로그램 TED(테드)에서 일한 바 있다. 널리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이는 누구나 10분 내외의 강연을 온라인에서 전할 수 있다. 모하메드 대표는 지난해 4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TEDxYouth(청년을 위한 테드)에서 뇌교육과 지구시민운동을 기획해 무대에 올렸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시대, 미국에서 중동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건너간 모하메드 대표는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었다.
“시리아 난민 문제가 심각하다. 이들과 같이 좀 더 큰 규모의 사람들에게 뇌교육을 전하며 지구시민운동을 전개해나가고 싶다. 또한, 기업 CEO나 기관장, VIP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과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랍어로 된 온라인 강좌도 개설하고자 한다. 지금은 카타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든 아랍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 싶다."
사실 이뤄진 것은 없다. 아직은 계획일 뿐이다. 하지만 모하메드 대표는 ‘홍익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행동하다 보면 절로 된다는 것을 믿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지구 상 모든 문화는 저마다의 ‘홍익’(분명하게 우리말 홍익을 말했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우분투(ubuntu,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도 조화롭게 공존하며 평화를 추구하는 문화가 있었다. 다만 지금 잊혀진 것일 뿐이다. 마치 한국 사람들이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을 잊은 것과 같다. 나는 뇌교육을 전하고 이를 통해 지구시민운동을 해나가면서 중동인들의 진짜 본성, 종교를 넘어 평화롭게 공존했던 그 잊혀진 가치를 찾아주고 싶다."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