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명상 '뇌파진동'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법 일깨워

한국식 명상 '뇌파진동'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법 일깨워

뇌파진동으로 암환자를 지도한 서윤정 명상 트레이너

“그동안 착하게 살았고 봉사도 많이 했는데 왜 자기가 암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는 환자분이 있으셨어요. 한참을 제게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명상하면서) 자기가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리셨어요.”

뇌파진동 명상으로 불안과 피로감이 줄어들다

최근 한국식 명상법 ‘뇌파진동’이 유방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화제다.

공동 연구자로 참여한 서윤정 단월드 명상 트레이너(사진)는 3일 전화인터뷰에서 “명상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는 법”이라며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나면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명상으로 몸과 마음이 좋아졌고 연구논문이 유명 학술지에 실렸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서윤정 단월드 명상트레이너(제공=멘탈헬스TV

서 트레이너는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에서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51명에게 6주 동안 ‘뇌파진동’ 명상을 총 12회 시행했다. 그 결과 명상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 51명에 비해 불안, 피로감이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됐다.

뇌파진동은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에 실린 ‘도리도리’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뇌교육 프로그램이다. 머리를 가볍게 좌우로 흔드는 단순한 동작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는 두뇌 건강법으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심신단련법과 그 원리를 바탕으로 현대화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서울대학교 병원, 런던대학교 등과 공동 연구한 결과, 뇌파진동 명상은 두뇌 노화방지와 우울증 감소, 수면장애 개선 등에 다른 명상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이 아닌 환자를 대상으로 명상의 효과를 거둔 점이라 주목된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환자들은 ‘나는 암에 걸렸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심적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또 병이 재발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불면증에 시달린다.

“우리도 생각하기 싫으면 고개를 흔들잖아요. 환자들은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데 뇌파진동 명상으로 고개를 흔들면 생각을 멈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생각을 멈추고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니깐 좋았다고 해요.”

프로그램은 뇌체조와 호흡, 뇌파진동 명상으로 진행됐다.

서 트레이너는 유방암 환자들은 등과 어깨, 팔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런 점도 집중적으로 풀어주는 체조 등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항암치료로) 머리가 다 빠진 분이 생각납니다. 머리 두드리기와 같은 뇌체조나 명상을 하고 머리카락이 옛날보다 예쁘게 자랐다고 좋아하셨어요. 유방암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 동포는 수련을 받고 떠나기 전에 너무 고맙다고 아쉬워했습니다.”

▲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에서 암환자들이 뇌파진동 명상 수련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결과에서 주목되는 것은 삶의 질이 향상된 점이다.

대부분 환자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오다가 암을 만난다. 이때 자신을 원망하거나 죄의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암도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인생의 귀중한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죽음 앞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되니깐요. 이 분들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더 간절하게 수련에 임한다.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대화 나눌 때 느끼는 점도 많았다고 한다. 그동안 병원에서 수동적으로 치료 받던 삶에서 능동적으로 몸과 마음의 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을 만나면서 서윤정 명상 트레이너 또한 삶의 변화를 느꼈다고 밝혔다.

“생사를 앞에 둔 암환자를 많이 만나보니 일반인 대상으로 강의할 때 건강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아프다는 것이 하루아침에 아픈 것이 절대 아니라는 거죠. 또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 등 모든 것과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건강강의를 나갈 때 더 간절하게 열정적으로 하게 돼요. 명상이 나만 좋은 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행복을 지켜준다는 것을요.”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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