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스트레스, ‘한국식 명상’으로 해소하세요

암환자 스트레스, ‘한국식 명상’으로 해소하세요

유방암 환자들 ‘뇌파진동’ 명상 수련 받고 불안 ․ 피로 감소 및 삶의 질 향상

충북 청주에 사는 56세 박 모씨(여)는 지난 4월 왼쪽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고 분비물까지 나와 서둘러 진료를 보고 정밀검사를 한 결과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왼쪽 유방절제술과 항암치료를 연달아 받은 박 씨는 그 후 6주 동안 매일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했다.

박 씨는 매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일주일에 두 번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에서 명상수련에 참여했다. 박 씨의 불안, 피로, 삶의 질 등을 명상요법을 받기 전과 비교한 결과, 불안은 25% 감소했고 피로도 16% 줄었으며 삶의 질은 100점 만점에 명상 전 56점에서 명상 후 71점으로 증가했다.

박 씨는 “6주간 매일 병원에 와서 방사선 치료를 받는 와중에 일주일에 두 번 명상요법까지 받으면 더 많이 피곤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다른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들보다 활기찬 모습에 놀랐고, 명상을 통해 암을 나 스스로 이겨낸다는 생각이 치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에서 암환자들이 명상요법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식 명상법 ‘뇌파진동’이 유방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는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51명에게 6주 동안 총 12회의 ‘뇌파진동’ 명상을 시행한 결과 명상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 51명에 비해 불안, 피로감이 감소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30일 밝혔다.

방사선 치료와 명상을 함께 진행한 환자들은 불안이 평균 6.84점에서 5.51점으로 20% 정도 줄었고 피로감은 평균 3.94점에서 3.46점으로 12% 감소했다.

또한 환자들 스스로 느끼는 삶의 질은 평균 57점에서 70점으로 향상되었으며, 일부에서는 호흡곤란에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만 받고 명상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 51명은 불안감은 방사선 치료 후에도 변화가 없었고 피로감은 16% 증가되었으며 삶의 질은 6% 정도 향상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들에게 시행한 명상법은 한국 고유의 ‘뇌파진동 명상’이다. 뇌파진동은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에 실린 ‘도리도리’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뇌교육 프로그램이다. 머리를 가볍게 좌우로 흔드는 단순한 동작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는 두뇌 건강법으로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심신단련법과 그 원리를 바탕으로 현대화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서울대학교 병원, 런던대학교 등과 공동 연구한 결과, 뇌파진동 명상은 두뇌 노화방지와 우울증 감소, 수면장애 개선 등에 다른 명상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제 1저자인 서울아산병원 김연희 간호본부장은 “암 환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특히 환자 자신이 치유의 주체가 되어 치료의 자신감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암 환자들의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명상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 김연희 서울아산병원 간호본부장.

한편, 최근 암 생존율이 증가하면서 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센터는 암 치료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9년부터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암 환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연구에는 실험에 참가하는 환자들을 무작위로 선별하고 효과에 대한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평가도구인 ▲삶의 질 측정도구(EORTC QLQ C-30) ▲불안 및 우울 측정도구(HADS) ▲피로 측정도구(PFS)를 이용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식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를 받아 보완의학 분야의 대표적 국제학술지인 ‘보완대체요법(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7월 호에 게재되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l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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