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세도나 스토리>란 책이 미국에서 출판되어 한국인 최초로 ‘뉴욕 타임스’를 비롯 미국 4대 일간지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책의 저자 일지 이승헌 총장이 우리말의 비밀을 알려주는 읽기 편하면서도 놀라운 신간을 출판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책이다. 우리나라를 한국이라 칭하고, 우리민족을 한민족이라 하는데 ‘한’의 뜻에 대해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몇 년 전 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에 대해 파헤친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국호뿐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이 들어간 말들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말의 뿌리가 ‘얼’에 있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얼’이 살아야 ‘얼굴’이고, ‘얼’이 죽으면 ‘낯짝’이라는 풀이도 흥미롭고, 어린이는 ‘얼’이 어리어 가는 사람이고, 어른은 ‘얼’이 익은 사람, 어르신은 ‘얼’이 완숙하여 신과 같은 사람으로 풀이하고 있는 것도 무릎을 치게 만든다.
한편 만나면 ‘반갑다’고 인사하고, 도움을 받으면 ‘고맙다’고 인사하는 말의 풀이도 심오하다. ‘반갑습니다’는 ‘당신은 하늘의 신과 같이 크고 밝은 존재’라는 찬사를 보내는 뜻이라 하고, ‘고맙습니다’ 역시 ‘당신은 신과 같은 사람입니다’라며 내게 도움을 준 상대의 은혜에 고개를 숙이는 뜻이라고 한다. 경이롭지 않은가.
일상에서 이런 뜻을 담아서 인사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이제라도 우리말의 깊은 뜻이 알려지고, 그 마음을 담아서 인사말을 건넨다면 인간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저자는 또 ‘당신은 나쁜 사람입니까?’하고 질문한다. ‘좋다’와 ‘나쁘다’의 뜻 풀이도 아주 새롭다. ‘좋다’는 말에는 조화롭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것, 어울리는 것이라 해석한다.
반면 ‘나쁘다’는 좋지 않은 것이니 어우러지지 않고, 어긋나고,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나쁘다는 말은 ‘나뿐’인 상태와 연결시키고 있다. 자기 입장,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은 나쁜 것이니 ‘나뿐’이어서 주변과 조화롭지 않은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편리와 이익만 앞세우는 것이 나쁜 것이라 갈파하고 있다.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의 면면도 예사롭지 않다. 이수성 전총리를 비롯, 김호일 교수, 이상수 전장관, 강천석 조선일보 주필 등이 추천사를 써주셨다. 150페이지 정도의 길지 않는 내용이지만 내용의 깊이는 결단코 책의 분량과 무관하다. 한민족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