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상식] 매번 과음하는 김 과장, 뇌에는 어떤 영향이?

[두뇌상식] 매번 과음하는 김 과장, 뇌에는 어떤 영향이?

[오늘의 두뇌상식-68] 과음을 자주 하면 뇌도 피해 입는다.

직장 동료 여럿과 기분 좋게 술 한잔하고 집에 돌아오는 박 팀장. 그의 뇌 측중격핵에서는 지금 엔도르핀이 분비된 상태다. 가볍게 마시는 술자리는 사람들과의 친목도 좋게 하고, 스트레스도 풀어준다. 하지만 자주 과음한다면 뇌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필름이 자주 끊어지는 김 과장의 뇌는

 

박 팀장과 달리 같은 회사의 김 과장은 친구와 가볍게 시작한 한 잔이 어느새 두 잔, 석 잔이 되었다. 문제는 이런 술자리가 잦다는 점과 다음날이면 소위 말하는 ‘필름’도 자주 끊어진다는 것.

 

필름이 유난히 자주 끊어지는 이유는 술을 마시면 기억을 처리하는 뇌 영역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연구결과를 따르면, 기억이 잘 끊어지는 사람들은 술 마시면 기억을 경험으로 전환하는 영역과 복잡한 주의력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의 뇌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잦은 음주가 김 과장의 뇌에 미치는 영향

 

사실 김 과장은 술을 다른 사람보다 일찍 시작했다. 이렇게 일찍 술을 마시기 시작했던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술을 자주 즐겼다. 미국 예일대학에서는 이른 나이에 술을 마시기 시작한 사람은 성인이 되고 난 후에 폭음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마약이나 간 경변 등 술과 관련된 위험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높았다.

 

술을 자주 많이 먹는 만큼 김 과장의 뇌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는 것도 문제다. 만성적 과음은 뇌의 회로를 재편해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에서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만성 과음 상태는 뇌의 전두엽 앞부위 피질 등 뇌 회로를 아예 재편한다는 주장을 했다. 인식을 담당하는 뇌 센터가 감정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을 통제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술, 어떻게 마셔야 할까?

 

먼저 한 번에 마시는 음주량을 줄여야 한다. 일도 잘해 승진도 빨랐고 생긴 것도 나쁘지 않건만 김 과장은 아쉽게도 여자에게 인기가 없었다. 여자들이 그가 매번 술을 과하게 마신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내 결혼정보회사에서 미혼남녀 68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많은 여성이 음주량이 3병 이상인 남성에게는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과장에게 필요한 조언은 우선, 술자리에서 사용하는 술잔 모양을 바꿔 보라는 것. 맥주 354mL 가량을 마실 때, 곡선형의 잔보다는 직선형 잔에 마실 때 음주 속도가 60% 정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취하면 안 되는 술자리라면 안주를 토마토로 마시는 것이 도움된다. 혈중알코올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무리한 간이나 위를 위한 제대로 된 해장도 빠지지 않고 챙기도록 한다.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술 1위가 한국의 진로소주일 만큼, 우리나라의 음주량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높은 편이다. 자주 과음하는 대신, 한 달에 1~2회 정도 적당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친목 도모에도 도움된다. 김 과장, 이제는 술이 사람을 마시게 하는 대신, 술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필요한 때이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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