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고 있다. ‘태풍’ 하면 강풍 및 호우, 번개와 벼락으로 생기는 피해에 대한 걱정을 먼저 하게 된다. 하지만 태풍이 지병을 악화시키거나 재발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열대성 저기압으로 생기는 몸 속 태풍, 어떻게 다스릴까?
관절통과 치통
태풍이 오면 관절이 쑤시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태풍은 열대 저기압이다. 기압이 갑자기 낮아졌는데도 신체가 제때 반응하지 못해 관절 내부 압력이 외부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관절 속 윤활액이 기압 차로 팽창되면 관절을 싸고 있는 신경을 자극한다. 이때, 통증이 생긴다. 기존에 관절염이 있으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기온이 낮은 새벽과 아침에는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관절 주위 혈류량이 감소하고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원리로 치통도 심해질 수 있다. 기압이 낮으면 충치 구멍 속 가스가 팽창하면서 신경을 압박해서 치통이 생긴다.
이런 경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면 통증 경감에 좋다. 관절을 천천히 자주 움직여주고, 스트레칭을 하며, 가벼운 찜질, 마사지가 도움된다. 통증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를 복용을 권장한다.
천식
천식 등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은 태풍으로 악화될 수 있어, 소위 ‘썬더스톰 천식’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태풍 바람으로 떠오른 지면의 꽃가루나 곰팡이, 먼지 등이 높은 습도와 번개 정전기 등으로 잘게 쪼개져서 다시 지면으로 내려오면 기관지로 더 쉽게 흡입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태풍 전후로 천식환자들은 규칙적인 약물사용에 더 신경 쓰고 응급약물을 잘 챙겨 두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짧은 기간 동안 호흡을 반복해서 멈추는 질환을 말한다. 코에서 목에 이르는 기도 근육이 자는 동안 이완되어 편도, 혀, 연부조직이 늘어나 기도를 막는 것이 원인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두통과 피로감, 주간 졸림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어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기압이 떨어지는 밤에 무호흡 빈도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연구진은 기압으로 숨구멍을 유지하던 힘이 사라지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태풍 저기압에 의한 수면무호흡증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취침 전 흡연과 음주를 피해야 하며, 옆으로 누워 상체를 높이는 수면자세가 도움될 수 있다.
도움.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내과 이소희 교수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