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사람과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동성애'. 여러 방면에서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유해졌지만 아직도 동성애에 대한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동성애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영국 에섹스대 심리학부 네타 웨인스타인 박사팀이 연구한 결과, 억압적인 부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억압적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학 신입생 89명에게 외부로 드러난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 사이의 차이를 측정했다. 또한 부모의 양육 방식이 자율적인지 억압적인지, 동성애 혐오 성향은 어느 정도인지 설문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어머니의 양육 방식은 성정체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아버지는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실험참가자일수록 외부로 드러난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일치하는 경향이 높았다. 반면 아버지가 강압적이었다면, 동성애 성향이 강해도 타인에게는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다시 181명의 미국과 독일 대학생을 상대로 외부에 드러나는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 불일치와 동성애 혐오가 어떻게 관련있는 지 조사했다.
대학생들에게 범죄 상황이 담긴 설문지를 보여주고 50에서 500달러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게 했다. 설문 내용 속 범죄자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는 상황 등을 통해 은연중에 드러냈다.
그러자 외부로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동성애자 범죄자에게 더 높은 벌금을 부과했다. 즉, 동성애를 혐오하는 성향이 더 강했다.
웨인스타인 박사는 "부모가 타인의 성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는 부모에게 거절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억압한다"며, "이것은 프로이트가 제시한 '방어기제'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부에 드러내는 성정체성과 실제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껴, 다른 동성애자들을 대할 때 공격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동성애자를 조롱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동성애자를 보며 위협을 느끼는 희생자일 수 있다"고 전했다.
[참조] The Science
글.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