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르신들은 "시간이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말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서 하루 24시간이 예전보다 더 짧게 느껴진다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진짜 시간이 짧아지는 것일까? 아니면 바쁜 일상 속에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일본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에게도 친숙한 뇌과학자 사와구치 토시유키(澤口俊之) 무사시노학원 대학교수가 <여성세븐> 4월 16일자 보도를 통해 뇌의 노화와 시간에 관한 뇌과학적 입장을 밝혔다.
우리 뇌는 나이가 들수록 시간을 짧게 느끼게 되는데 사와구치 교수는 그 원인이 뇌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나이가 70세를 넘기면 우리 뇌는 실제 시계 시간보다 10%가량 짧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즉, 시계상으로는 3분 20초인데 이 시간을 3분 정도로 느낀다는 것.
실제 시간과 체감하는 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은 뇌의 노화 이외에도 감정이나 주의?집중 정도, 운동 등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 말인 즉슨, 뇌가 시간을 느낄 때 호르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무서운 생각을 하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공포감 때문에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고 뇌의 시계가 느려지게 된다. 반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뇌의 시계가 빨라지게 된다.
뇌가 체감하는 시간은 에스트로겐과 같이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 호르몬과도 관련성이 높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전후로 해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상당량 줄어들기 때문에 전보다 시간이 짧게 느껴지게 된다.
글. 강천금 객원기자 sierr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