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이다. 그런 와중에 지구온난화란 말은 지구를 통째로 내 팔에 넘겨받은 듯 부담의 무게가 천근만근이다. 하지만 나 몰라라 지구를 남에게 떠넘긴다고 내 맘이 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이 많은 지구인 속에서 내 작은 생각과 행동들이 지구를 여기까지 오게 하는 데 일조하지 않았던가. 이번 호에서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이승헌 총장의 지구경영 담론을 바탕으로 지구경영으로 인류가 만든 지구 위기의 희망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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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하나에서부터, 지구가 돌아가는 데에도 경영이 필요하다
경영이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편, 뇌의 관점에서 경영은 뇌를 활용하여 자신이 세운 비전을 현실로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경영을 하면서 살아간다. 개인의 인생에서부터 가정, 기업, 지역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경영의 대상이다. 사람은 다양한 차원의 경영에 자신의 뇌 활용 능력만큼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의 과정에는 경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선택과 결정이 따른다. 그 선택과 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도 필요하며 다양한 경영 방법 또한 적용되어야 한다. 이렇게 사회의 모든 단위가 경영을 필요로 하기에, 인류는 경영을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류사회는 국가, 종교, 기업, 지역 등 여러 집단으로 나뉘어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경영을 해왔다.
이기적인 물질 경영으로 지구와 인간은 아프다
지구에 발 딛고 있는 수많은 단위의 경영 속에서 물질문명은 진보를 거듭해왔다. 또한 과학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건강, 행복, 평화지수 또한 늘어났을까. 발달된 통신과 기술로 지구촌 시대가 열렸지만, 이기적인 경영은 수많은 사람과 지구를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다. 지구 한편에서는 식량이 남아도는데도 또 한편에서는 기아로 허덕이는 사람들, 종교와 국가 간의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의 죽음….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며 자행해온 무분별한 개발은 지구의 온난화를 가중시키며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학자들은 지구가 이대로 가면 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과 자연재해로 남은 지구의 시간이 20~30년도 채 안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모든 상황이 무분별한 개발과 분배가 이뤄지지 않는 물질의 풍요, 정신문명의 퇴보를 말해주고 있다.
지구와 함께 사람의 정신까지 황폐해진 것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구온난화와 인간성 상실은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다. 물질문명을 만든 과학과 기술도 인간의 뇌에서 나온 것이며, 황폐해진 인간성 문제 또한 인간의 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와 인간이 중심에 서는 새로운 경영 철학이 필요하다. 그 철학 위에 과학과 종교, 정치가 활용되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브레이크 없이 욕망의 가속 페달만을 밟으며 달려온 인류의 두발 자전거를 멈출 수 있다.
인류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뇌’
오늘날 인류문명을 이뤄낸 것은 인간의 뇌가 가진 창조성이다. 그러기에 지금의 인류문제를 해결할 열쇠 또한 뇌에 있다. 현실은 뇌가 그리는 상상의 투영물로 오늘날의 위기는 뇌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뇌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때로는 잘못 사용한 결과가 지금의 현실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인간에 대한 이해는 마음과 정신작용의 밑바탕이 되는 뇌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든 생각과 감정은 뇌에서 일어나고 뇌 속에 인생이 있다. 뇌를 잘 쓰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창조적으로 설계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이 미래를 이끌어간다. 인류와 지구의 문제도 인간의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 뇌의 진정한 가치는 모든 생명체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평화로운 것이다. 그것이 생명의 본래 모습이며 돌아가고자 하는 가치이다. 이 원리는 우리 몸의 현상만 봐도 알 수 있다. 바로 자연치유력으로, 몸은 이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몸의 본능이며, 뇌의 본능이다. 뇌를 잘 쓰는 경영 기준 또한 건강, 행복, 평화이다. 이 세 가지가 커지면 뇌를 잘 경영하는 것이고, 작아지면 뇌를 잘못 경영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인류, 지구에도 적용되는 공통 기준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이 이 기준을 따른다면 우리의 지구는 지속 가능하게 될 것이다.
뇌의 운영 시스템을 찾아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뇌를 잘 경영해서 사람도 지구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쓰는 컴퓨터를 한번 보자. 컴퓨터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정도로 우리 생활에 필수품이 되어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 기계 자체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컴퓨터를 가동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운영 시스템 OS(Operating System)이다. 그리고 운영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설명서를 학습해야 한다.
컴퓨터에도 있는 운영 시스템이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뇌에는 없을까? 있다. 이승헌 총장은 모든 이들에게 뇌가 있듯이, 우리 뇌에는 뇌를 작동하는 운영 시스템 BOS(Brain Operating System)이 있음을 제시했다. 몸을 총괄지휘하는 뇌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뇌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더구나 뇌의 하드웨어에 겹겹이 보호되어 볼 수 없는 BOS에 대한 자각은 더더욱 그렇다. 인간이 평생 동안 쓰는 뇌는 그 능력에 비하면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잠재된 뇌가 활용될 때 진정한 뇌의 가치는 발휘될 수 있다. BOS는 인간 뇌의 근원적인 잠재성이 가동되는 뇌운영 시스템이다. 인간 뇌의 근원적인 운영 시스템을 이끌어내고 그 시스템이 뇌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동된다면, 건강, 행복, 평화로움의 상태 속에서 인간성이 회복되고 지구를 위한 경영 또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의 보스, 뇌경영의 원리 ‘BOS’
우리는 수시로 일어나는 감정에 끌려 다닌다. 심하면 본래의 자기 자신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혼돈할 정도로. 하지만 모든 것은 정보이다. 감정 또한 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내가 취사 선택 할 수 있는 정보이다. 내가 뇌의 주인이 될 때 모든 것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내 의지대로 선택한 정보들이 모여 현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누구나 원하는 건강, 행복, 평화 또한 정보이다. 뇌에 그런 정보를 선택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지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정보의 주인이고 뇌를 운영할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을 가질 때 우리의 뇌는 기지개를 켜기 시작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BOS의 기본 원리이다.
이승헌 총장이 제시한 BOS에는 또한 세가지 중요한 법칙이 있다. 그 첫 번째는 ‘선택하면 이루어진다’이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선택하고 행동해야 한다. 선택의 강력한 의지 표현은 행동이다. 선택의 의지가 강력할 때 뇌 또한 그 선택을 이룰 수 있도록 강력하게 반응한다. 그것은 나의 주변 상황을 그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변화시켜주는 힘이다. 바로 강력한 선택으로 뇌에서 이미 이루어진 것이 현실에 펼쳐지는 원리이다. 두 번째 법칙은 ‘굿 뉴스가 굿 브레인을 만든다’이다. 어떤 뉴스를 듣느냐에 따라서 뇌파가 달라지고 호르몬이 분비되어 감정이 바뀐다. 긍정적인 정보는 뇌를 유연하게 활성화시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게 한다. 사람마다 육체적 힘의 한계는 2~3배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뇌는 어떤 정보를 주느냐에 따라 수백 배, 수천 배의 차이가 난다. 주변에 굿 뉴스가 없다면 스스로에게 좋은 뉴스를 줘보자. 마지막은 ‘항상 깨어 있어라’이다. 지금 내 뇌가 건강한 상태로 있는지, 행복을 생각하고 있는지, 평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 물어보자. 그것이 바로 나의 뇌를 경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뇌를 경영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빠져 있다. 뇌를 경영하려면 매순간 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힘든 순간일수록 뇌경영을 통해 감정에서 빠져나올 때 그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구경영의 정신이 상식이 되는 인류를 꿈꾸며
경영의 주체가 사람이기에 모든 경영에는 BOS의 법칙이 적용된다. 더 나은 인생을 경영하는 개인의 뇌, 조직의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경영하는 기업의 뇌, 자국민의 안녕을 위해 경영하는 국가의 뇌,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기 위해 경영하는 지구의 뇌, 이 모든 뇌가 BOS 법칙에 따른 뇌경영으로 통합될 때 그것을 지구경영이라고 한다. 많은 조직 중에서도 기업의 지구경영은 어느 조직 못지않게 중요하다. 당면한 인류의 문제에 기업의 책임 또한 크다는 데 그 이유를 들 수도 있겠지만, 현대사회에서 국가를 초월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무대를 뛰기에 경영 의식을 지구경영 의식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적합하다. 이런 기업이 지구경영 의식 속에서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경영 철학을 정립할 때 그 기업의 미래는 보장되며, 지구의 미래를 담보하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것이다.
지구경영은 이익을 추구하는 경영이 아니다. 존폐 위기 앞에선 인류의 생존을 위한 경영이며, 모든 생명체의 공존을 위한 경영, 인류의 다음 세대를 위한 경영이다. 이러한 지구경영은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간성 상실의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해답이다. 지구경영이란 단어는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담고 있는 정신은 우리의 건국 철학인 홍익인간 이화세계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인간과 더불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자는 이 정신이 인류사회의 상식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정리·박영선 pysun@brainmedia.co.kr│참고 사이트·www.ilch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