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가 심해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한라산. 풍경 또한 수천 가지 색을 가졌기에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에 오르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나뭇가지 위의 눈송이들은 예쁘다 못해 찬란하기까지 합니다.
손과 눈이 가는 데로 아무데서나 셔터를 누르면 그 상태로 작품이 만들어집니다. 한라산을 지척에 두고 산다는 것, 제주 사람들은 복을 타고난 사람들입니다. 제주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발코니의 커튼을 걷어젖히면 병풍을 펼쳐놓은 듯 한라산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언제든지 마음이 통하면 장비를 챙겨들고 집을 나섭니다.
- ‘파르르’ 양경만 씨의 블로그 ‘내가 숨쉬는 공간의 아름다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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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제주도
3년 전 중독되다시피 한 컴퓨터 게임에서 벗어나고자 일단 금연부터 결심한 한 남자. 게임의 재미에 빠진 그의 손에서는 담배가 떠날 줄 몰랐다. 그는 무작정 산으로 갔다. 그리고 산속에서 만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에 심취돼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양경만 씨. ‘파르르’라는 닉네임으로 운영하는 그의 블로그 ‘내가 숨쉬는 공간의 아름다움’에 들어서니 제주 쪽빛 바다의 싱그러운 내음이 코끝을 자극하고 청량한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맑은 공기와 눈부신 햇살이 동면 중인 온몸의 세포를 깨우는가 싶더니 곧 한라산의 기개에 입이 벌어진다.
우도에서 태어나 자란 어린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늘 가슴이 요동친다는 그에게 제주도는 영원한 첫사랑이다. 그는 관광의 섬 제주의 알려지지 않은 자연경관뿐 아니라 생소한 제주 문화, 제주 사람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이들과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금연을 위해 시작한 블로그였지만 블로그의 중심에는 언제나 제주도와 가족이 있다. “블로깅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나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더라고요. 나와 가족 그리고 제주도를 더 깊이 알게 된 것이 블로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예요.”
그는 “제주도를 방문한다면 가장 먼저 가볼만한 곳은 단연코 한라산”이라고 말한다. 백록담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제주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아쉽게도 한라산에 오를 수 없는 일정이라면 제주의 동부지역을 돌아보기를 권한다.
“우도가 한눈에 보이는 성산일출봉 인근과 그 지역의 오름인 용눈이오름과 다랑쉬오름,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둘러보시면 후회 없는 여행이 될 거예요.”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사진·양경만 블로그 ‘내가 숨쉬는 공간의 아름다움’ 운영 http://jejui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