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동물 뇌 관찰할 수 있는 '소프트 윈도' 개발

살아있는 동물 뇌 관찰할 수 있는 '소프트 윈도' 개발

기초과학연구원, 실험실에서 간단하게 제작 가능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동물의 뇌를 관찰하고 실험할 수 있는 '폐쇄형 소프트 두개골 윈도'(이하 '소프트 윈도)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과 서민아 연구위원, 허채정 연구원은 유연한 PDMS(Polydimethylsiloxane, 폴리디메틸실록산)의 투명성과 유연성, 그리고 생체친화적인 특징을 이용하여 장기간 뇌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이미징할 수 있는 폐쇄형 소프트 두개골 윈도 수술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 동물 뇌에 장착된 소프트 두개골 윈도우 모식도.
 뇌 연구를 위해 살아있는 동물의 뇌 활동을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 특히 포유류의 뇌는 두개골로 덮여 있어  외과 수술로 뇌를 덮고 있는 피부와 뼈를 제거해야 한다. 수술로 만든 작은 구멍을 유지하고, 뇌를 보호하기 위해 두개골 대용물을 사용하는데, 이를 두개골 윈도라 한다.
▲ 허채정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위원(제 1저자).

기존에는 주로 커버 글라스(cover glass) 소재가 두개골 윈도 제작에 사용됐다. 그러나 단단한 재질 탓에 뇌에 직접 자극을 주거나 시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뇌를 이미징 함과 동시에 뇌혈관이나 뇌 세포 등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두개골 대용물의 개발이 필요했다.

▲ 서민아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위원(교신저자).

 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소프트 윈도는 장기간 깨끗하고 투명한 상태가 유지된다. 연구진은 녹색 표지 형광 쥐를 이용, 생체내 2광자 현미경 이미징으로 생쥐의 대뇌 피질 제 5층까지 도달되는 깊이인 600um 정도까지도 선명하게 이미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마취 상태가 아닌, 각성 상태의 생쥐 뇌를 1시간 이상 혈류 이미징할 수 있음을 확인, 소프트 윈도의 높은 생체 적합성과 이미징 안정성을 증명했다.

소프트 윈도는 약물을 직접 주입하거나 전극을 원하는 위치에 꽂아서 신경 전기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피펫을 꽂아 다양한 뇌의 반응을 기록할 수도 있다. 피펫이나 전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뇌 척수액이 새어나오지 않아 여러 번의 삽입도 가능하다. 소프트 윈도의 소재인 PDMS는 2 ~ 3시간 이내로 간단하게 실험실에서 제작할 수 있고, 다양한 크기로 실험 목적에 따른 맞춤형 사용이 가능하다.

▲ 김성기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장(공동저자).

소프트 두개골 윈도는 장기간 동물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도 안정적인 상태의 뇌에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할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소프트 두개골 윈도는 현재 국내 특허로 등록됐고, 미국 특허 출원 중이다.

 이 연구는 광유전학 분야와 함께 뇌 기능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를 가능케 하고, 퇴행성 뇌질환과 난치성 뇌질환을 이해하는 데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로서, 기초과학 및 의학 분야의 대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IF 5.578)' 온라인판에 6월 10일에 게재됐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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