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국학원에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회 워크숍이 열리는 가운데 이동진 강사가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도전하면서 포기하고 싶거나 두려울 때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남들이 반대하는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내가 의심할 때가 더 무섭습니다. 그때는 감당을 못합니다. 괜히 시작했나? 맞나? 틀리나? 그때 멘토를 찾습니다. 사람은 의지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면 완벽한 존재를 믿어요. 경험이 쌓이면 나를 확신하게 됩니다. 불안해도 일단 믿어요. 1년, 2년 지나면 (자신의) 가치를 알게 돼요.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됩니다.”
청년모험가 이동진 강사(27, 경희대학교 건축공학 4학년)는 27일 오전 천안 국학원에서 열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회 워크숍 초청강연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 강사는 ‘행동하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주제로 그의 삶과 도전정신에 대해 전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27명의 학생은 지난 4일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입학한 1기생이다.
철인 3종 경기에 나선 그, “어린 시절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이 씨의 이력은 화려했다. 철인 3종 경기 완주와 히말라야 곤도고로라(5,690m)를 등정했다. 미국을 자전거 한 대로 횡단했다. 그뿐이랴. 6박 7일 동안 222km의 아마존 정글 속을 홀로 자급자족하며 달리는 생존게임, '브라질 아마존 정글 마라톤'에 대한민국 최연소로 참가했다. 피겨의 여왕 김연아와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받은 대한민국 인재상을 2012년에 받았다.
그의 좌우명은 20세기 최고의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의 말에 있었다. “젊은이만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죄악은 평범해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지금과 달랐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고. 산으로 바다로 몸을 던지는 그가 사람들이 두려웠다니? 어찌된 일일까?
“고등학교 시절 소심하고 우유부단했습니다. 나서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잘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전학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남들보다 키가 작았거든요. 이튿날 어떤 친구 놈이 하굣길에 따라오라고. 아홉 명이 뒤따라왔고 그중에 대장이 있었어요. 아파트에서 이야기하다가 지하 주차장으로 갔어요. 너 똑바로 해라. 전학 온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얼마나 똑바로 해야 되는지? 한마디도 못했는데 한 놈은 이단옆차기로 (나를) 때리고……. 동네가 다르다 보니 싸움 순위를 정한 것 같고. 다른 전학생은 키가 170cm라서 잘 지냈어요. 같이 전학 왔지만 나는 키가 150cm도 안 되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날 이후 대인기피증에 걸렸어요. 아버지, 선생님에게 말 못했다. 정말 죽고 싶었어요. 그 기억 때문에 제가 뭘 해도 답답했다. 내 인생이 소심했다. 정말 뼛속까지 바꾸고 싶었다. 꿈을 갖기보다 나를 바꾸고 싶다. 이것이 행동하게 된 출발점이다.”
▲ 27일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회 워크숍이 열리는 가운데 이동진 강사에게 학생이 질문하고 있다.
내 강의보다 ‘학생들’이 궁금하다!
이 씨는 지난 25일 CBS <세상을 바꾼 시간 15분>에 출연했다. 그는 방송에서 강연한 내용보다 학생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 제가 고등학생이라면 그렇게 (학교를 그만둘)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어요?
“제가 원해서요.”
- 또 없나요?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고 싶어서요.”
- 학교에서 찾을 수 있잖아요?
“짜여진 대로 살잖아요. 1교실에 수업 듣고 이런 것이 답답하고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제가 직접 하면서 이것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 찾고 싶고 경험하고 싶어서 선택했어요.”
- 찾게 되면 그 길로 갈 것인가요?
“제가 하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이 지구에서 굶는 사람이 없게 하는 거예요.”
- 야∼, 어머 어마한 일인데. 저도 그때는 그만두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시험을 보는 게 싫었거든요. 훌륭한 친구들을 보게 돼서 영광입니다.(전체 웃음)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회 워크숍에서 이동진 강사와 학생들이 기념촬영했다.
성공이 아니라 좌절…무슨 일이든 올인(all in)하라!
그는 새로운 길을 출발한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PT로는) 성공한 결과만 보여주었다. 마라톤 준비할 때 구토하면서 뛰었다. 모든 것은 혼자서 준비해야 해요. 단순히 1년 휴학한 것이 아니라. 휴학을 기점으로 내년, 내후년을 만들어야 해요. 나는 마라톤 선수가 되기 위해 마라톤에 뛴 것이 아니라 나를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학생들이 그 일에 몰입하라고 밝혔다.
“내가 공부하지 못한 이유는 올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기 싫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에 모두 떨어졌어요. 대신에 재수를 선택했는데,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죠. 인생에서 처음으로 재수를 선택하고 나니깐 책임져야 된다는 부담감이 (공부에) 올인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게 중요하냐? 올인하면 성장의 기반이 됩니다.”
그는 성공이 아니라 좌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은 다른 길을 출발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판’을 만들어야 해요. 자신만의 ‘기준’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흔들릴 수 있어요. 많이 실패해라. 좌절을 많이 겪다보면 ‘좌절이 또 왔구나’라고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는 멘토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중요한 것은 내 갈 길을 가는 겁니다. 누가 칭찬하면 들뜨고 누가 비난해서 사그라지지 않고 내 갈 길을 간다는 겁니다. 지금도 저는 여러분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학교 4학년이에요. 상을 타고 CF 찍고 이건 다 껍데기에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때 잠깐 그런 경험을 한 것뿐이에요. 또 멘토는 자기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해요. 정답이 아니에요. 여러분의 길을 가라. 수많은 사람에게 똑같은 것을 물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라. 계속해서 질문하고 계속해서 자기 것을 찾아라. 거기서 선택을 하세요.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l 사진. 이영민 객원기자